낭인 낭인/방우달(처세시인) 반드시 어마어마한 사연이 있을 것이다 공지천변 솔숲 아래에서 밤이 새도록 술을 몇 병 들이키고 담배 몇 갑 빨아들이며 솔숲 사이 밤하늘 쳐다본 까닭이 함께 앉아 얘기들을 들춰내면 지금도 죽지 못하고 사는 까닭이 술병 담배 꽁초 버렸다고 욕하지 말라 아침 일찍 기초수급자 노인들이 투덜거리며 꽁초와 술병들 치우는 모습을 본다. 미발표 신작 2022.10.02
상사화 부부 상사화 부부/방우달(처세시인) 요즘 꼰대들은 상사화처럼 산다 애틋한 마음이 아니다 이혼도 못하고 졸혼도 못하고 별거도 못하고 아니, 안하고 엉거주춤, 덤덤하게 쇼윈도우 부부처럼. 미발표 신작 2022.10.02
위로 위로/방우달(처세시인) 관객이 없어도 꺼지지 않는 열정, 그것이 예술혼이다. 인생도 잘 살고 못 살고 떠나서 끝까지 사는 것이다. 그것이 도리고 의무고 권리다. 미발표 신작 2022.09.28
일흔 하나에서 일흔을 빼고 일흔 하나에서 일흔을 빼고/방우달(처세시인) 나이 일흔 하나에서 일흔을 빼기로 했다 나는 이제부터 한 살 먹은 아기다 상상과 창의엔 새로운 날개가 달렸다 보고 듣는 것이 달라졌다 삶이 가벼워지고 생각이 날아다닌다 남은 나이에서 십 단위는 전부 지우기로 한다 해맑은 아기 웃음이 내 삶이다 동화 같은 세상에서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는 연습이 즐겁다 미발표 신작 2022.09.22
시집 활자는 왜 작은가? 시집 활자는 왜 작은가?/방우달(처세시인) 뚝 떨어져서 봐도 읽을 수 있게 언제 시집의 활자가 제대로 커질까? 지하철 옆 사람이 읽지 못하게 혼자만 조용히 읽으려는 선한 욕심 탓인가? 요즘 첨단 문명시대에 시집 읽는 것이 창피해서 그럴까? 쪽수를 줄여서 책값을 싸게 하려고 옛날부터 일부러 그랬을까? 활자가 작으니까 시집이 시집 같은 느낌은 언제 사라질까? 미발표 신작 2022.09.19
고독은 알고 있다 고독은 알고 있다/방우달(처세시인) 안에서나 밖에서나 젊었을 때나 늙었을 때나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정이 간다 외손주 친손주 다 합쳐서 나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손주가 가장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다 대개 막내가 그렇다 그도 좀 더 커면 떠나간다 고독은 변심을 알고 있다. 미발표 신작 2022.09.19
마지막 희망 마지막 희망/방우달(처세시인) 최후의 숨이 꼴까닥 넘어가는 순간까지 인생은 끝난 것이 아니다 희망이 살아 있다 인생이란 것은 마지막 순간에도 살아 온 전 생애를 바꿔놓을 수 있다 긍정적인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이 역전의 마법이다. 미발표 신작 2022.09.19
극히 정상 극히 정상/방우달(처세시인) 요즘 내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나." 인데 어느 가을 토요일 오후 2시 남자 중학생 둘이 나를 앞질러 걸으면서 "오전에 뭘 했는지, 기억이 안나." "나도 그래." 둘이서 맞장구 친다 울어야 될 지 웃어야 될 지 모르겠는데 중학생들의 대화를 듣고 보니 일흔 넘은 나의 두뇌는 극히 정상이구나 그날 하루 산책길은 겨우 안심이 된다. 미발표 신작 2022.09.19
쓰레기 같은 인간 쓰레기 같은 인간/방우달(처세시인) 쓰레기를 줍지 않는 인간은 버린 사람을 욕할 자격이 없다 정작 쓰레기를 줍는 사람은 버린 사람을 나무라지 않는다 쓰레기 줍는 즐거움을 선물했으므로 인생도 그렇다 남을 혹평하는 사람은 대개 모범 내로남불이다. 미발표 신작 2022.09.19
부끄럽고 미안한 일 부끄럽고 미안한 일/방우달(처세시인) 그때는 옳다고 한 언행이었는데 세월이 흐르고 나니 부끄럽고 미안한 일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내 자식들이 자식들을 키우는 것을 보니 많이 부끄럽다 많이 미안하다 그때는 옳다고 한 언행이었는데 오늘은 참으로 부끄럽고 미안하다. 미발표 신작 2022.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