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554

목련꽃과 벚꽃

** 목련꽃과 벚꽃 **/방우달(처세시인) 목련꽃은 목련꽃 대로 예쁘고 벚꽃은 벚꽃 대로 예쁜데 목련꽃과 벚꽃은 동행꽃으로서 서로 질투하거나 싸우지 않는데 목련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벚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싸우기도 하네 꽃이 지고나면 싸울 일도 없는데 함께 피어 있을 때가 꽃시절인데 사람들아 사람들아 우리 둘다 하나로 사랑해 주면 좋겠는데 화사한 봄날 피어 있는 것도 지는 것도 우리 인생 기쁨도 설움도 하나인데.

미발표 신작 2022.04.12

아내의 가슴은 내 시집이 된다

** 아내의 가슴은 내 시집이 된다 **/방우달(처세시인) 잠자리에서 아내의 가슴에 손바닥을 올리면 아내는 벌거벗은 내 시집이 된다 표지가 열리고 시인의 말이 나오고 목차가 펼쳐진다 땀에 젖은 시 한 편 한 편이 넘겨진다 기쁘고 슬프고 아프고 어렵고 쉽고 가볍고 무겁다 계속해서 넘기면 뒷표지가 나오고 아내의 가슴은 끝에 가서 투명해진다 높고 넓은 하얀 하늘에 손바닥 하나 떠 있다 시집에서 빠져나온 영혼 하나 그 손바닥을 타고 날다 넓고 깊고 푸른 바다에서 노를 젓는 풍경으로 바뀐다 잠이 깨면 내 손바닥은 젖은 채 비몽사몽이다.

미발표 신작 2022.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