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554

실성(失性)과 본성(本性)

** 실성(失性)과 본성(本性) **/방우달(처세시인) 혼자 중얼거리며 웃다 울다 울다 웃다 한 남자가 지나간다. 홀로 중얼거리며 울다 웃다 웃다 울다 한 여자가 지나간다. 철 지난 옷엔 때가 시커멓다. 감지 않고 흐트러진 머리카락엔 기름기가 줄줄 흐른다. 1960년대 길거리에서 자주 보던 사람들이다. 내 손을 잡은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실성하군! 안됐다. 아깝다. 언제 잃어버린 본성을 찾을까!" 60년을 더 살고 보니 지금 거리가 그때와 닮았다. 실성한 디지털사이버세계가 훤하게 펼쳐져 있다. 맞느냐 틀리느냐가 아니다. 좋으냐 나쁘냐가 아니다. 이대로 계속 가면 본성을 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좋으냐?

미발표 신작 2022.01.07

세월의 힘

** 세월의 힘 **/방우달(처세시인) 한 해가 저물어 간다. 겨울이 지나야 봄에 피는 꽃이 있고, 봄이 지나야 여름에 피는 꽃이 있고, 여름이 지나야 가을에 피는 꽃이 있고, 가을이 지나야 겨울에 피는 꽃이 있다. 겨울이 지나야 봄에 피는 꽃은 그해 겨울이 겨울답지 않고 따뜻하면 봄에 꽃이 피지 않는다. 아무리 지금 철이 없다고 하지만 계절은 철이 있고 자연은 철을 지키고 있다. 이변이 조금 있지만 아직은 살만한 이유다. 나이 들어감도 자연의 순리다. 관절과 허리가 아파도 계절은 바뀌고 꽃은 핀다. 꽃을 피워야 한다. 계절은 내가 바꿀 수 없지만 꽃은 내가 피울 수 있다. 노년의 꽃은 뭘까? 노추만 부리지 않으면 될까? 잘 먹고 잘 놀아주고 잘 어울리며 겸손, 긍정, 감사, 행복, 나눔, 초월하는 삶을..

미발표 신작 2021.12.31

그러면 됐다

** 그러면 됐다 **/방우달(처세시인) '야탑 수행길' 산책로 코스에 춘천여고가 있다. 그 정문 앞에서 고요한 마음으로 구봉산에 뜬 보름달을 보면 장엄하다. 산이 높고 낮고 웅장한 것과는 상관 없다. 그냥 그 모습이 경이롭고 아름답다. 홀로 걷는 나그네를 광명 속으로 끌고 간다. 그 속엔 감동이 넘실거린다. 그러면 됐다. 그대는 나의 산이고 나의 달이다.

미발표 신작 2021.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