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553

방우달님,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 방우달님,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방우달(처세시인) 페이스북을 열면 그대는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이름까지 부르면서 아침 인사인 양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묻네. 방금 들은 것도 잊어버리기 쉬운 나이에 기억력은 자꾸 달아나는데 인공지능(Ai)은 날마다 나를 일깨운다. 무슨 생각을 했더라? 했더라? 했더라? 아, 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했지. 선입견, 고정관념, 상식, 지식, 이념 같은 것들을 쓰레기통에 말끔히 분리 배출하고 있는 그대로, 아무 생각 없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새로운 생각들을 떠올리고 그것을 그대에게 솔직히 말하자고도 생각하고 산책하면서 꽤 많이 오랜 시간 관조 명상 알아차림 깨달음의 길 걸어서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야 한다고도 생각했지. 사실은 생각 없는 세상에 살고 싶어했..

미발표 신작 2021.11.17

스스로 가꾼 꽃길

** 스스로 가꾼 꽃길 */방우달(처세시인) 자꾸 자꾸 찍고 싶어진다, 담고 싶어진다, 안고 싶어진다, 나는. 같은 듯 다른 노랑 은행잎들..... 방금 마지막 춤과 함께 하늘에서 땅으로 몸과 마음을 함께 내려놓았다. 겸허히 숨을 거둬들였다. 같은 듯 다른 노랑 은행잎들..... 지금 가는 길이 스스로 가꾼 꽃길이다. 자꾸 자꾸 닮고 싶다, 보고 싶다, 벌써 그립다, 나는.

미발표 신작 2021.11.08

장열한 전사

** 장열한 전사 *방우달(처세시인) 늦가을 어느 날 황혼 무렵 천주교 춘천교구 카톨릭회관 안을 산책하고 있었다. 인적도 없는 곳에서 하루살이 떼를 피해서 걷는데 갑자기 한 마리가 내 오른쪽 눈속으로 뛰어들었다. 나도 모르게 눈을 깜빡였고 눈알이 침침하여 손수건으로 닦아냈더니 그는 죽어서 나왔다. 이 넓은 세상 다 어디 두고 하필이면 그 시간에 그 작은 내 눈속으로 뛰어들어 죽느냐며 명복을 빌었다. 넓게 보고 높게 생각하고 살펴서 살지,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또 삶의 전투에서 사망하는 것은 모두 장열한 전사라고 그를 추켜세워 주었다. 내 삶이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미발표 신작 2021.11.06

그냥 지나치지 말라

** 그냥 지나치지 말라 **/방우달(처세시인) 빨은 양말 한 짝 말리는데도 계절 따라 그날 날씨 햇볕에 따라 마르는 정도가 천차만별이다. 내 인생 하나 잘 살아내는데도 내가 어떻게 하느냐 남이 어떻게 나를 잘 도와주느냐에 달려 있다. 흐드러지게 핀 저 들국화 한 송이도 낙엽이 되어 뒹구는 단풍잎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말라. 내 삶이듯이 사랑하라, 경배하라.

미발표 신작 2021.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