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553

행복총론 제1조

행복총론 제1조/방우달(처세시인) 행복은 암기가 아니다 꽃 이름 하나 더 외운다고 더 행복한 것 아니다 행복은 시험이 아니다 문제 하나 더 맞혔다고 더 행복한것 아니다 작고 이름 모르는 꽃 한 송이라도 눈으로 아름다움을 담고 마음으로 향기를 맡으면 꽃 이름 못외우고 시험 문제 하나 더 틀려도 그 사람이 더 행복하다 꿀은 빨아들이는 꿀벌의 것이듯 행복은 날마다 사소한 것에서 꿀맛을 건져내는 행복사냥꾼의 것이다

미발표 신작 2022.09.13

나의 하루는 자유롭다

나의 하루는 자유롭다/방우달(처세시인) 정해진 일이 아무것도 없는 날 내 마음대로 그려넣은 일들이 아름답다 자유를 펼쳐 읽으며 노래하고 날아가는 나비처럼 산을 읽고 들을 걷고 나를 바다로 안내하는 강으로 간다 백지의 날을 사랑할 때 펼쳐진 풍경들은 일일이 아름답고 아무것도 없는 날이 많을수록 백수는 자유롭고 나날이 행복하다

미발표 신작 2022.09.13

오리의 지혜

오리의 지혜/방우달(처세시인) 폭염속에서 약사천 산책길을 걸었다 한 달 동안 오리들이 물고기 잡는 것을 살폈다 직진할 때는 두 발 물갈퀴로 젓고 왼쪽으로 방향을 틀 때는 오른쪽 물갈퀴의 도움을 받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릴 때는 왼쪽 물갈퀴의 도움을 받더라 오리가 노 젓는 사람을 보고 배웠을 리는 없고 사람들이 오리 헤엄법을 배웠으리라

미발표 신작 2022.08.23

존재 이유

** 존재 이유 **/방우달(처세시인) 도저히 당신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요? 개천가에 피어 있는 한 송이 꽃을 위해 물은 사계절 흐르고 땡볕에 목마른 잡초 한 포기를 위해 구름은 떼로 물려들어 비를 내리고 숲속 외로운 나뭇잎 하나를 위해 산바람은 산들산들 재롱을 부리고 지구가 23.5도 기울어진 채 잘 돌기 위해 한반도 한 구석 발붙이고 사는 이 있지요. 이 세상에 존재 이유 없는 존재는 눈을 닦고 봐도 찾을 수 없습니다.

미발표 신작 2022.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