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깨어 있어라 늘 깨어 있어라/방우달(처세시인) 달맞이꽃이라고 밤에만 피어 있는 것은 아니다 해바라기꽃이라고 낮에만 피어 있는 것도 아니다 잠을 잔다고 숨을 쉬지 않는 것도 아니듯이. 미발표 신작 2022.09.13
행복총론 제1조 행복총론 제1조/방우달(처세시인) 행복은 암기가 아니다 꽃 이름 하나 더 외운다고 더 행복한 것 아니다 행복은 시험이 아니다 문제 하나 더 맞혔다고 더 행복한것 아니다 작고 이름 모르는 꽃 한 송이라도 눈으로 아름다움을 담고 마음으로 향기를 맡으면 꽃 이름 못외우고 시험 문제 하나 더 틀려도 그 사람이 더 행복하다 꿀은 빨아들이는 꿀벌의 것이듯 행복은 날마다 사소한 것에서 꿀맛을 건져내는 행복사냥꾼의 것이다 미발표 신작 2022.09.13
나의 하루는 자유롭다 나의 하루는 자유롭다/방우달(처세시인) 정해진 일이 아무것도 없는 날 내 마음대로 그려넣은 일들이 아름답다 자유를 펼쳐 읽으며 노래하고 날아가는 나비처럼 산을 읽고 들을 걷고 나를 바다로 안내하는 강으로 간다 백지의 날을 사랑할 때 펼쳐진 풍경들은 일일이 아름답고 아무것도 없는 날이 많을수록 백수는 자유롭고 나날이 행복하다 미발표 신작 2022.09.13
부부가 사는 법 부부가 사는 법/방우달(처세시인) 서로 마주보며 사는 것은 싸우기도 하지만 알콩달콩 사는 것이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사는 것은 오래 밋밋하게 발전적으로 사는 것이다 서로 다른 방향을 보며 사는 것은 자유로운 무덤속에서 홀로 사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세 가지 사는 법을 때에 맞춰 적절하게 골고루 섞으며 산다. 미발표 신작 2022.09.08
교복과 날씨 교복과 날씨/방우달(처세시인) 교복 자율화는 꿈도 꾸지 못했다 가난했기 때문에 동복 하복 번갈아 입던 시절 봄이 왔다고 해도 하복을 입으니 추웠다 가을이 왔다고 해도 동복을 입으니 더웠다 춥고 덥고 배고픈 시절 그 교복을 입고 싶다. 진실로 돌아가고 싶다. 미발표 신작 2022.08.23
오리의 지혜 오리의 지혜/방우달(처세시인) 폭염속에서 약사천 산책길을 걸었다 한 달 동안 오리들이 물고기 잡는 것을 살폈다 직진할 때는 두 발 물갈퀴로 젓고 왼쪽으로 방향을 틀 때는 오른쪽 물갈퀴의 도움을 받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릴 때는 왼쪽 물갈퀴의 도움을 받더라 오리가 노 젓는 사람을 보고 배웠을 리는 없고 사람들이 오리 헤엄법을 배웠으리라 미발표 신작 2022.08.23
존재 이유 ** 존재 이유 **/방우달(처세시인) 도저히 당신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요? 개천가에 피어 있는 한 송이 꽃을 위해 물은 사계절 흐르고 땡볕에 목마른 잡초 한 포기를 위해 구름은 떼로 물려들어 비를 내리고 숲속 외로운 나뭇잎 하나를 위해 산바람은 산들산들 재롱을 부리고 지구가 23.5도 기울어진 채 잘 돌기 위해 한반도 한 구석 발붙이고 사는 이 있지요. 이 세상에 존재 이유 없는 존재는 눈을 닦고 봐도 찾을 수 없습니다. 미발표 신작 2022.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