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1 4

일진이 나빴다?

일진이 나빴다?/방우달(처세시인) 그날의 운세란 것이 있는가?나는 믿지 않는다.그런데 어제 오후산책을 하다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일진이 나빴는가? 일순간 발끝이 턱에 걸려 넘어졌다.잠시 방심 탓이었다.예정된 어쩔 수 없는 사고가 아니었다.일진이 나빴다고 하는 것은 남탓하는 것이다. 나는 철저히 내탓을 하며 사는 사람이다.가혹하리만큼 자책한다.그런만큼 억울한 일은 적다.재수가 없는 일이란 없다. 한의원에서 침 맞고 부황을 뜬다.뼈는 다치지 않은 것 같다.근육이 많이 놀란 것 같다.건강하려고 운동하는데 다치면 안된다.나이가 들어서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뼈가 부러지면 잘 붙지 않아 죽는다고 한다. 나는 지금 장애 체험 중이다.조심 조심 또 조심이다.

밑지고도 남는 장사

밑지고도 남는 장사/방우달(처세시인) 환기를 잘 시킨 56평형 아파트에서아침마다 상쾌한 기분으로 맑은 눈을 뜬다살아야겠다는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살다가밤마다 내일의 들뜬 기분으로 눈을 감는다 값으로 따지면서울 아파트 10평형대 값도 안되지만나의 만족도는 10배도 넘는다춘천에서 13년 은퇴생활은진실로 밑지고도 남는 장사다 그래도 어리석은 사람은서울을 떠나지 못한다무엇이든지 꼭 쥐고 놓지 않는다생각을 바꾸면 죽는 줄 안다혹시라도 서울 떠난내가 오히려 어리석은 사람 아닌가

편육과 막걸리

편육과 막걸리/방우달(처세시인) 밤 산책을 다녀왔다.야탑수행길 14,000보 걸었다.갑자기 허기가 진다.한약 돼지고기 편육에서민 막걸리 한 병 마시다. 점심에는 민물장어구이를 먹고저녁은 간단히 먹기는 했지만산책 도중에 허기를 느꼈다.편육과 막걸리는 꿀맛같은 조합이다. 육체적 허기보다 마음의 허기가 심한가 보다.밤 산책 중에 낙엽을 많이 밟았다.은행나무 윗 가지는 잎이 다 지고아랫도리만 예쁜 노란 단풍이 붙어 있다. 가슴이 떨린다.나도 이제 가을을 타는 남자가 되었나 보다.그 여름의 품성한 푸름은 어디 가고회초리 같은 가늘은 빈 가지만 남았는가.빈 가지 사이로 찬 바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