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712

'천국이 있을까요?'

'천국이 있을까요?' 천국은 날아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천국은 날개가 있는 새도 비행기도 날아갈 수 없는 나라다 천국은 하나하나 계단을 밟고 천천히 오래 걸어서 오르는 나라다 천국에 연결된 계단은 착하고 파란 마음의 창에서 시작된다 천국가기 위해 결코 날개를 사려고 하지 말라 - 처세시인 방우달의 《아름다운 바보》 중에서 - "천국이 있을까요?'라고 묻는 사람에겐 천국이 없을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주위에서 천국이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습니다. 가보지 않아서 대답을 머뭇거렸지만 믿음의 문제는 질문이 아니라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천국 티켓은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티켓은 수단입니다. 믿음은 목적입니다. 어떤 수단을 가졌다고 천국에 닿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새해에는 더욱더 착하고 파란 마음으로..

앙코르 작품 2021.01.09

모란 시장 - 쓸쓸한 영혼 하나

모란 시장 - 쓸쓸한 영혼 하나 세상일이 그렇듯이 모란 시장엔 모란이 없다 모여든 것들 크게 다쳤겠다 내 목숨 걸어둔 세상의 작은 일들이 한낱 소꿉장난 같이 느껴지는 날 어스름 속 혼자 히죽히죽 키득키득 웃으며 퇴근하는데 모가지 하나 시장좌판에 떨어져 미소 머금은 얼굴로 복을 팔고 있다, 누군가 코 한 점 귀 한 점 입 한 점 베어가고 웃고 있지만 크게 아픈 쓸쓸한 영혼 하나 - 처세시인 방우달의 《절》 중에서 - 유달리 아프고 쓸쓸한 2020년 섣달 그믐날입니다. 참으려고 이겨내려고 억지로 웃고 있지만 죽은 돼지머리입니다. 올해가 그렇습니다. 지난 1월말부터 코로나19 창궐로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 영업 제한 등 부자유와 경제적 고통으로 마음은 우울의 좌판이 되어 미소 머금은 얼굴로 복을 팔..

앙코르 작품 2020.12.31

모란 시장

모란 시장 방우달(처세시인) 세상일이 그렇듯이 모란 시장엔 모란이 없다 모여든 것들 크게 다쳤겠다 내 목숨 걸어둔 세상의 작은 일들이 한낱 소꿉장난 같이 느껴지는 날 어스름 속 혼자 히죽히죽 키득키득 웃으며 퇴근하는데 모가지 하나 시장좌판에 떨어져 미소 머금은 얼굴로 복을 팔고 있다, 누군가 코 한 점 귀 한 점 입 한 점 베어가고 웃고 있지만 크게 아픈 쓸쓸한 영혼 하나 * 처세시인 방우달 지음 에서 시 '모란 시장' 전문

앙코르 작품 2020.12.28

똥 똥이 자랑스럽다 쓰고 지우고 지우고 쓰고 내 생(生)에는 똥이 수북하다 - 처세시인 방우달의 《절》 중에서 - 똥을 더럽다고 합니다. 자신의 배 속에 한 통 가득 짊어지고 살면서 똥을 싫어하고 멀리하고 침을 뱉고 살아갑니다. 지우개 똥을 보세요. 촛물 똥을 보세요. 자신을 소멸시키며 맑고 밝고 좋은 세상을 만듭니다. 명작일수록 지우개 똥을 높이 쌓았습니다. 지운 흔적 입니다. 지움의 반성과 성찰이 생(生)을 키웁니다. 자리이타의 첫걸음입니다. 많이 지우고 비우고 새해에는 명작을 만들어야겠습니다.

앙코르 작품 2020.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