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겨울나무

野塔 방우달 시인 2020. 12. 20. 01:43

겨울나무

 

벌거벗은 겨울을
희망으로 덮으며

열매 남기는 일 아름답다
뿌리 내리는 일 거룩하다

시퍼렇게 외치는
살을 에는 깊은 밤

수십년 짙은 삶 풀어놓은
무거운 시집 한 권 가벼이
한두 시간에 읽어버리고

그런 시 한 편을 위해
길고 매서운 겨울밤에
끝없이 윙윙 수액을 날리는

 

* 처세시인 방우달 지음 <테헤란로의 이슬> 중에서

'앙코르 작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란 시장  (0) 2020.12.28
  (0) 2020.12.26
지상(紙上)의 운세, 지상(地上)의 행운  (0) 2020.12.19
오늘의 운세  (0) 2020.12.19
흔들릴 때마다  (0) 2020.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