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 시장
방우달(처세시인)
세상일이 그렇듯이
모란 시장엔 모란이 없다
모여든 것들
크게 다쳤겠다
내 목숨 걸어둔 세상의 작은 일들이
한낱 소꿉장난 같이 느껴지는 날
어스름 속 혼자
히죽히죽 키득키득 웃으며 퇴근하는데
모가지 하나 시장좌판에 떨어져
미소 머금은 얼굴로 복을 팔고 있다, 누군가
코 한 점
귀 한 점
입 한 점
베어가고
웃고 있지만 크게 아픈
쓸쓸한 영혼 하나
* 처세시인 방우달 지음 <절>에서 시 '모란 시장'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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