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모란 시장 - 쓸쓸한 영혼 하나

野塔 방우달 시인 2020. 12. 31. 04:04

모란 시장 - 쓸쓸한 영혼 하나

 

세상일이 그렇듯이
모란 시장엔 모란이 없다

모여든 것들
크게 다쳤겠다

내 목숨 걸어둔 세상의 작은 일들이
한낱 소꿉장난 같이 느껴지는 날

어스름 속 혼자
히죽히죽 키득키득 웃으며 퇴근하는데

모가지 하나 시장좌판에 떨어져
미소 머금은 얼굴로 복을 팔고 있다, 누군가

코 한 점
귀 한 점
입 한 점
베어가고

웃고 있지만 크게 아픈
쓸쓸한 영혼 하나


- 처세시인 방우달의 《절》 중에서 -

유달리 아프고 쓸쓸한
2020년 섣달 그믐날입니다.
참으려고 이겨내려고 억지로 웃고
있지만 죽은 돼지머리입니다. 올해가
그렇습니다. 지난 1월말부터 코로나19 창궐로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 영업 제한 등
부자유와 경제적 고통으로 마음은 우울의
좌판이 되어 미소 머금은 얼굴로 복을
팔지만 새해엔 모두 떨치고 옛날로
온전히 돌아가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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