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릴 때마다 흔들릴 때마다 바람이 불어 내 생의 이파리 하나 떨칠까봐 겨울 문턱에서 흔들리던 날 왜 그토록 마른 눈물이 가냘프게 흐르던지 왜 다시 그 이파리에 푸른 물 오르던지 지금도 흔들린다 흔들릴 때마다 나는 전부를 잃으면서. _ 처세시인 방우달 지음 에서 앙코르 작품 2020.12.17
때로는 포장마차 같은 사람이 좋다 때로는 포장마차 같은 사람이 좋다 외로운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포장마차를 잘 찾아드는 것은 깨끗해서가 아닙니다 값이 싸서도 아닙니다 맛이 좋아서도 아닙니다 홀로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고 낯간지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올 때도 마음이 놓이기 때문입니다 - 처세시인 방우달의 《쬐끔만 더 우아하게》 중에서 - 가끔 선술집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요즘 처럼 추울 때 가끔 들리던 옛날 뒷골목 포장마차가 생각납니다. 도시화에 따라 실내포장마차가 많이 생겼지만 옛날 그 맛이 나지 않습니다. 분위기도 문화도 크게 변했습니다. 끼리끼리 아는 사람만이 만나 마시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주객들 또는 포차주인과의 대화가 춥고 배고프고 서글픈 삶을 따뜻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돈 따지지 않는 주인의 인심도 그립습니다. 혹한.. 앙코르 작품 2020.12.15
관리 차원 관리 차원 斷想天國 319 밤 11시 쯤이면 영락없이 아내로부터 전화가 온다 “관리 차원에서 전화합니다!” 믿지 못해서가 아님을 안다 안죽고 살아 있는지 안전 사고는 없는지 혼자 올 수 있는지(술에 취해서) 바깥에 있는 남편이 걱정돼서다 어지간히 아내 속을 썩인 남편이지만 관리 차원이라? 30여 년을 직장에서 관리돼온 사람인데 여전히 행복한 관리를 당하네 처세시인 방우달 지음 중에서 앙코르 작품 2020.12.15
전화 전화 방우달(처세시인) 몇 달에 한번쯤 전화하는 여인 자기를 아는지, 음성 바꾸어 젊쟎은 척 장난을 건다 알면서도 다칠세라 누구시냐 이름을 대라고 짜증내듯 맞장난치면 섭섭해 하는 표정 뒤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알 듯 하면서도 맞불 지르는 괜한 짜증을 낸다 한번 실수는 석유에 긋는 성냥불임을. 앙코르 작품 2020.12.15
때로는 포장마차 같은 사람이 좋다 때로는 포장마차 같은 사람이 좋다 斷想天國 431 외로운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포장마차를 잘 찾아드는 것은 깨끗해서가 아닙니다 값이 싸서도 아닙니다 맛이 좋아서도 아닙니다 홀로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고 낯간지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올 때도 마음이 놓이기 때문입니다 처세시인 방우달 지음 중에서 앙코르 작품 2020.12.11
마음을 다스리는 기준 마음을 다스리는 기준 항아리를 가볍게 두들겨 보라 그것이 비어 있는지 무엇이 가득 담겨 있는지 알 수 있다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 안을 보지 않아도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항아리처럼 그대의 마음을 두들겨 보라 탁한가? 맑은가? 날마다 마음을 다스리는 기준을 만들라 - 처세시인 방우달의 《은퇴생활 그리고 행복의 지혜》 중에서 - 마음 공부는 끝이 없습니다. 일생해야 할 공부지만 투자 대비 성과가 가장 적은 공부입니다. 그래도 모든 사람이 우선적으로 마음 공부를 해야 합니다. 함께 잘 살기 위해서 입니다.수양이 된 사람은 얼굴빛이 맑고 밝으며 말소리가 보통 사람과 다릅니다. 소리가 영롱하고 영혼에 향기가 납니다. 자신과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펼칩니다. 둔탁한 소리는 악.. 앙코르 작품 2020.12.11
가슴이 과녁이다 가슴이 과녁이다 시인에겐 과녁이 따로 없다 가슴이 과녁이다, 시인은 과녁을 향해 하루에도 천 번 만 번 잘 갈고 닦은 화살을 쏜다 가슴은 늘 화살밭이다 화약가루와 내음이 박혀 있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날아가지 않는다 시인의 가슴에 때로는 동백꽃이 핀다, 매운 겨울 속에서 시인은 잔인하게 봄날의 잔디밭을 꿈꾼다 화사한 과녁 살받이로 살아나는 가슴을 향해 정조준 된 화살이 햇빛에 빛난다. 처세시인 방우달 지음 중에서 앙코르 작품 2020.12.11
가을비 가을비 그저께는 외설악 단풍물 흐린 눈에 담아왔지, 어제는 여름처럼 온종일 가을비 내렸지. 오늘은 외설악 가을이 지는 소리에 마음 아팠지, 내일은 아마 벌거벗은 겨울나무들 볼걸세, 요즈음은 하루가 한 계절이야. 순백의 노인 계절 봄에 머무른 내게 화사한 눈빛으로 꽃 피우신 말씀 가을비 내리는 오늘에사 여름의 중턱에 선 내 가슴 치며 뚝, 뚝 떨어지네. 처세시인 방우달의 중에서 앙코르 작품 2020.12.10
시간을 울게 하지 말라 시간을 울게 하지 말라 斷想天國 571 이미 덧없는 삶을 덧없다고만 할 것인가 이미 꿈인 삶을 짧다고만 할 것인가 깨달은 자는 시간을 울게 하지 않는다 아끼고, 춤추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 오, 지나간 나의 시간이여! 사랑, 출세, 술에도 목말라하던 처세시인 방우달의 중에서 앙코르 작품 2020.12.10
밥의 세 종류 밥의 세 종류 -斷想天國 516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따뜻한 밥이 찬 밥으로 찬 밥이 쉰 밥으로 곧 바뀝니다 조금 연장은 가능하지만 흐름은 자연의 순리입니다 따뜻한 밥으로 영원히 보존할 수는 없습니다 찬 밥도 그렇습니다 쉽 밥도 그렇습니다 거역하려고 몸부림치지 마세요 당신은 지금 어떤 밥입니까 그냥 흘러가세요 다만 따뜻한 밥일 때 많이 베푸세요 처세시인 방우달의 중에서 앙코르 작품 202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