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가슴이 과녁이다

野塔 방우달 시인 2020. 12. 11. 04:18

가슴이 과녁이다

시인에겐 과녁이 따로 없다
가슴이 과녁이다, 시인은
과녁을 향해 하루에도
천 번 만 번
잘 갈고 닦은 화살을 쏜다
가슴은 늘 화살밭이다
화약가루와 내음이 박혀 있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날아가지 않는다
시인의 가슴에 때로는
동백꽃이 핀다, 매운 겨울 속에서
시인은 잔인하게
봄날의 잔디밭을 꿈꾼다
화사한 과녁
살받이로 살아나는 가슴을 향해
정조준 된 화살이
햇빛에 빛난다.

 

처세시인 방우달 지음 <알을 낳는 나그네> 중에서


'앙코르 작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때로는 포장마차 같은 사람이 좋다  (0) 2020.12.11
마음을 다스리는 기준  (0) 2020.12.11
가을비  (0) 2020.12.10
시간을 울게 하지 말라  (0) 2020.12.10
밥의 세 종류  (0) 202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