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712

주인이 야비하면

주인이 야비하면/방우달(처세시인) 방우달 지음 중에서 주인이 야비하면 머슴도 야비해질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천성이 착한 머슴이라도 머슴은 머슴이고 머슴은 야비한 일이라도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다. 그 집에서 나오지 않는 한 머슴은 주인과 한 통속이 되어야 빌어먹고 살 수 있다. 주인이 덕망이 있고 착하면 나쁜 머슴이라도 주인을 닮아 착한 머슴이 될 것이다. 일반 조직, 단체나 지방자치단체, 정부도 마찬가지다. 장長이 선하고 덕이 있으면 그 조직원들도 절대 야비한 방법으로 상대를 설득하려고 하지 않는다. 반대로 장이 야비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총동원하여 장의 뜻을 관철시키려고 한다. 부하 직원은 거의 다 장을 닮아간다. 같이 야비해지고 장의 뜻에 동조하게 된다. 그것도 적극적으로 말이..

앙코르 작품 2021.01.31

발길 닿는 곳에

발길 닿는 곳에 내 발길 닿는 곳에 못났지만 시詩의 꽃을 한 송이씩 피워놓고 싶다 이것이 과욕이라면 훨훨 떠도는 구름처럼 눈물 한 방울이라도 뿌리고 싶다 이것도 욕심이라면 스쳐 지나는 한 점 바람의 그림자라도 잠깐 앉히고 싶다 - 처세시인 방우달의 《나는 아침마다 다림질된다》 중에서 - 마음 가는 곳이 마음길입니다. 마음길이 발길이 되고 발길이 곧 삶입니다. 발길 닿은 곳엔 정을 붙이고 따뜻한 관계와 사랑을 꽃 피워야겠습니다. 삶에는 흔적이 남습니다. 자신만의 욕심은 줄이고 우리 모두를 위한 의미있는 발자취를 찍고 그곳에서 함께 잠깐이라도 쉬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너무나 힘듭니다. 동행과 행복 연대가 절실합니다.

앙코르 작품 2021.01.28

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 시집 중에서 산다는 것은, 때로는 불어난 흙탕물에 아끼던 검정 고무신 한 짝 빠뜨리는 일이다. 실개천 맑은 물에 흰 종이배 하나 빈 마음으로 띄우는 일이다. 떠나온 먼 고향을 향하여 남몰래 흘린 눈물 한 방울 옷깃으로 닦는 일이다. 사랑한 이와 보낸 날들을 추억하며, 남 몰래 그리움 하나 키우는 일이다. 몸부림치며 잎들을 떨쳐 버리는 운명의 바람 한 점 조용히 응시하는 일이다. 수없이 얼굴 모습 바꾸는 뭉게구름 한 웅큼 가슴에 포근히 안아보는 일이다. 어머니 아버지를 애타게 애타게 아이처럼 불러보는 일이다. 불능을 향하여 기적을 빌며 달려가는 일이다. 잘 익은 열매들을 죄 지으며 따 먹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때로는 빙 둘러앉은 밥상머리에서 찌개 그릇의 큰 고기..

앙코르 작품 2021.01.28

막말은 자해행위다

막말은 자해행위다/방우달(처세시인) -斷想天國 769 처세시인 방우달 단상집 중에서 막말을 하지 말라 되는대로 함부로 속되게 말하면 반드시 후회한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겁날 것이 없겠지만 막말은 현재부터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다 지나간 세월마저 잡아먹는 마력이 있다 그러면 나의 추억이 괴롭고 고통스럽다 결국 막말은 자해행위다

앙코르 작품 2021.01.25

'누가 내 인생을 읽을까?'

'누가 내 인생을 읽을까?' 인간은 살아가면서 자신을 만들 줄 알고 만들어지는 동물이다 내가 나를 만들고 만들어진 내가 최종적으로 내 인생의 역사를 쓴다 누가 그 역사를 읽을 것인가 내 주위의 사람들과 나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다 나는 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의무가 있다 그래서 누구든 자기 역사를 잘 써야 한다 - 처세시인 방우달의 《쬐끔만 더 우아하게》 중에서 - 인생은 리허설도 앙코르도 없습니다. 인생을 막 살아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자서전으로 정리하여 책으로 펴내지 않아도 개인의 삶 그 자체가 역사입니다. 별도로 쓰지 않아도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바로바로 읽힙니다. 평소 좋은 삶을 만들어 가며 좋은 삶을 살면 자신과 사랑하는 주위의 사람들도 함께 행복합니다. 그렇게 할 책무도 있습..

앙코르 작품 2021.01.25

서투른 새는 나뭇가지를 흔들고 떠난다

사진=방우달 시집 '나는 아침마다 다림질된다' 표지 서투른 새는 나뭇가지를 흔들고 떠난다/방우달 방우달 시집 중에서 떠날 때를 보면 떠나고 난 후에 보면 떠난 새가 제대로 보인다 서투른 새는 나뭇가지를 요란하게 흔들고 떠난다 떠난 후 가지가 한참 동안 흔들린다 노련한 새는 가지가 눈치 채지 못하게 모르게 흔적도 없이 조용히 떠난다 떠나가도 늘 앉아있는 듯한 착각 속에서 가지에게 포근한 무게를 느끼게 한다

앙코르 작품 2021.01.23

인생의 역사

인생의 역사/방우달(처세시인) 인간은 살아가면서 자신을 만들 줄 알고 만들어지는 동물이다 내가 나를 만들고 만들어진 내가 최종적으로 내 인생의 역사를 쓴다 누가 그 역사를 읽을 것인가 내 주위의 사람들과 나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다 나는 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의무가 있다 그래서 누구든 자기 역사를 잘 써야 한다 * 처세시인 방우달 단상집 중에서

앙코르 작품 2021.01.21

'3포'에서 '9포"까지

'3포'에서 '9포"까지 때로는 짐승이 되어 울부짖고 싶어서 새벽 두 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탄천에 가면 우르륵우르륵 쾅쾅 어둠을 밀치고 하늘로 솟아오르며 시커먼 물고기들이 짝짓기를 한다 시청 빌딩 옥상에서 구르륵구르륵 구구 신음소리 내는 비둘기처럼 나도 물길 가르고 튀어 오르며 깊은 어둠을 뚫는 옆집 신혼부부처럼 때로는 멋진 짐승이고 싶다 - 방우달의 《절》 중에서 시 '때로는 멋진 짐승이고 싶다' 전문- 살다보면 때로는 북받치는 설움이나 억울함의 울음이 터질 때가 있습니다. 밤잠도 오지 않습니다. 그런 밤 분당 신도시 탄천으로 마음을 달래려고 뜨거운 마음을 흘러보내려고 나가면 가로등 불빛에 튀는 잉어떼들이 보입니다. 참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찾아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외부 환경 탓으로 '3포'에서..

앙코르 작품 2021.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