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을 길렀다 수염을 길렀다 방우달(시인) 숲이 생기면 새들이 날아들어 둥지를 틀고 새끼들을 낳을 것이다 수염을 길렀다 외로움 털고 훨훨 날아 갈 하늘 떠받히는 무성한 숲 미발표 신작 2015.05.24
응가야, 고마워 응가야, 고마워 방우달(시인) 큰딸은 세살 아들의 똥을 받아서 함께 화장실로 간다 먼저 똥을 가려 준 아들에게 "잘 했어, 우리 아들!" 웃으며 안아주고 진심으로 칭찬한다 변기에 맞들어 똥을 부으며 "응가야, 고마워! 잘 가! 안녕!" 손을 흔들며 아들에게 시범을 보이면 아들도 똑 같이 엄.. 미발표 신작 2015.05.03
절망의 끝 절망의 끝 방우달(시인) 절망의 끝 어디까지 가봤나 너를 눈물나게 해서 내 눈에 피눈물이 나네 내가 떠나는 것 너를 지키기 위한 것 갈 길이 아직 남았네 한참 멀었네 너를 지키는 것 나를 지키기 위한 것 무엇을 보고 얼마나 느꼈나 절망의 끝 미발표 신작 2015.04.30
굿바이 바이바이 굿바이 바이바이 방우달(시인) 두 돌 갓 지난 외손녀는 뉴질랜드에서 자라고 있는데 한국어도 영어도 모두 잘 해야 하니 고 어린 것이 고생이 많지 싶다 아마 스트레스 꽉 찼을 것이다 할미 할배 소리도 제법 정확하고 영어는 혀가 완전히 꼬부라져 원어민처럼 잘 굴러간다 하지만 더 커.. 미발표 신작 2015.03.14
뚜껑 뚜껑 방우달(시인)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손자가 상자를 가지고 논다 상자 발음은 잘 되는데 뚜껑 소리는 여러 번 따라 해도 영 그 소리가 나지 않는다 하다 못해 제 엄마가 너도 좀 더 크면 잘 할 수 있다고 용기와 희망을 주고 나서 "아들, 어떻게 하면 잘 크지?" 했더니 "빼빼로!" .. 미발표 신작 2015.03.13
할머니가 두 개 할머니가 두 개 방우달(시인) 친할머니가 금방 다녀가시고 멀리 살고 계시는 외할머니와 영상 통화를 시작했는데 영상에 비치는 할머니를 보자마자 말을 배우기 시작한 외손자는 "할머니가 두 개!"라며 손가락를 편다 머리 가슴 눈 입 손가락 총출동 표현이다 미발표 신작 2015.03.11
가슴 없는 새 가슴 없는 새 방우달(시인) 저기 새들이 날아가네 멀리서 보니 머리 없는 새는 있어도 가슴 없는 새는 한 마리도 없네 머리보다는 가슴만큼 바람을 받는 새 그들만이 하늘을 날고 있네 한 발짝도 날지 못하는 가슴 없는 새 그들만이 땅에 남았네 미발표 신작 2015.03.05
납골당 풍경 납골당 풍경 방우달(시인) 이승에서 어린 손자가 말을 걸어 온다 "할아버지, 왜 거기 계세요? 나오셔서, 절 안아 주세요!" 손자 곁엔 울먹이는 딸애가 서 있다 미발표 신작 2015.02.28
영상 통화 영상 통화 방우달(시인) 네살배기 손자와 영상 통화를 할 때면 납골당에 갖힌 웃고 있는 내 모습이 떠오른다 손에 들고 있는 과자를 할아버지에게 먹여 주지만 먹을 수 없다는 것을 할아버지를 만나려면 아빠 차를 타고 붕붕 멀리 달려가야 한다는 것을 어린 것이 어렴풋이 아는 듯하다 .. 미발표 신작 2015.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