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뚜껑

野塔 방우달 시인 2015. 3. 13. 08:00

뚜껑

 

방우달(시인)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손자가 상자를 가지고 논다

상자 발음은 잘 되는데

뚜껑 소리는 여러 번 따라 해도

영 그 소리가 나지 않는다

하다 못해 제 엄마가

너도 좀 더 크면 잘 할 수 있다고

용기와 희망을 주고 나서

"아들, 어떻게 하면 잘 크지?" 했더니

"빼빼로!"

상상 상자의 뚜껑이 획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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