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시인 154

난감한 친절 전단지

난감한 친절 전단지 방우달(처세시인) "죄송합니다, 차주님. 허락없이 쪽지를 남깁니다. 저의 바이어가 선생님 차를 사고 싶어합니다. 차량 판매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언제라도 연락주세요. 바로 찾아뵙겠습니다. 중고차 수출전문기업 00오토 문의 전화 010-000-0000" 내가 사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나의 애마에 꽂혀 있는 쪽지 내용이다. 노후 중고차 전국 최고가 매입 회사, 전액 당일 현금 지급, 연식이 오래된 차량, 주행거리가 많은 차량을 구입, 깔끔한 서류 정리 및 말소를 해주겠다는 친절한 전단지다. 골동품 같은 내 애마는 1996년 산이다. 새 차로 뽑아 26년 된 나의 첫 승용차다. 가끔 꽂혀 있는 이런 전단지를 볼 때마다 참 묘한 생각이 든다. 나의 애마가 아니라 연식이 오래된 내게 꽂..

설경, 녹지 않는

설경, 녹지 않는/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 시집 중에서 1 개 짖는 소리 들리고 거짓말같이 펑펑 소리에 멍멍 짖어대는 겨울 매운 날이 풀리며 움막에 발 묶인 상거지떼 들판으로 쏟아져나온다 맨처음 인간이 뱉은 기침소리 떠도는 맨발 끝이 끝없이 시린 하늘가에서 발을 헛디딘 눈발들이 퍼부어대는 2 눈속에 눈이 내리고 산과 들판이 온통 내 눈 속에 쌓여 눈이 흐리다 눈거풀 내리면 귓속에서 폐가 무너지는 소리 쌓인다 무더기로 무너진 폐가의 등을 짓누른다 3 새떼들이 흰 들판 위에 흙 묻은 발자국 찍는다 (더 이상은 걷지 못하겠어, 이 질퍽한 길) 길 벗어난 새 한마리 길 위에 눈을 찍는다 부리가 몹시 차다 총알을 겨누던 초병의 눈알이 힘없이 눈속에 처박히고 얼어붙은 손가락이 풀어진다

앙코르 작품 2021.02.19

그대 눈 끝엔

그대 눈 끝엔/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 시집 중에서 겨울 찬 기운이 즐비하게 깔린 거리를 검은 연기 뿜으며 분주하게 차량들이 질주하는 그대 눈 끝엔 죽은 듯 살아있는 가로수를 죽어서 참된 나무가 된 둥치 세 개 열애熱愛의 자세로 받치고 섰다 먼 산 바라보는 그대의 눈 끝엔 헐벗은 가지를 안고 젖을 먹이는 겨울 햇살이 잡힌다 보도불록 틈새 실눈 뜬 얼음, 아직 그대 녹지 않고 있다

앙코르 작품 2021.02.15

낚時법

낚時법/처세시인 방우달 * 방우달 시집 중에서 시간을 낚는 법은? 느리게 사는 것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천천히 건져 올려 갖은 양념 버무려 맛있게 즐기는 것 여행을 하는 것 날마다 새로운 것을 보고 느껴 마음에 차곡차곡 담아 두는 것 독서를 하는 것 천년의 세월을 압축시켜 칩에다 저장하는 것 산책을 하는 것 질러가지 않고 빙 둘러가며 단물이 나도록 시간을 잘근잘근 씹는 것 비우며 사는 것 마음을 비운 만큼 시간은 가득 채워지는 것

앙코르 작품 2021.02.14

행복 사냥꾼 방우달 시인 서울시장 출마!

은퇴생활 日記 행복 사냥꾼 방우달 시인 서울시장 출마! 행복 사냥꾼 방우달 시인 서울시장 출마! | 은퇴생활 日記 野塔 방우달 시인 2014. 1. 24. 22:30 수정 | 삭제 | 비공개 http://blog.daum.net/wdbang/13758037 은퇴생활 춘천일기 2014.01.24.금 "행복 사냥꾼 방우달 시인 서울시장 출마!" 이런 내용이 각 언론매체 톱기사로 떴다고 상상해 본다. 당선도 되기 전에 모든 서울 시민이 행복해 할 것이다. 시인인 시장이 직접 양질의 행복을 사냥해 와서 전 시민에게 골고루 나눠줄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행복사냥꾼/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 단상집 중에서 행복사냥꾼은 지옥에서도 행복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행복을 사냥해 옵니다 잡아온 행복을 자신과 가족과 이..

앙코르 작품 2021.02.09

행복사냥꾼

행복사냥꾼/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 단상집 중에서 행복사냥꾼은 지옥에서도 행복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행복을 사냥해 옵니다 잡아온 행복을 자신과 가족과 이웃에 나눕니다 천국이나 극락에 살아도 행복을 사냥할 줄 모르면 지옥입니다 행복사냥꾼의 무기는 낮음 마음, 비운 마음, 긍정의 마음, 감사의 마음, 희망의 마음, 사랑하는 마음, 겸손 등입니다 지옥에서도 잘 살 수 있습니다 어디든 사는 곳이 천국 극락입니다.

앙코르 작품 2021.02.09

개집

개집 나는 알고 있습니다. 개집에 문짝을 달지 않는 까닭은 구속을 풀어주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제때 낯선 침입자 물라는 주인의 뜻이라는 것을, 대대로 잘 물기 위해 잠깐 그 자유를 즐기고 있다는 것도, 자신의 울타리를 굳건히 세우기 위해 주인이 자유를 묵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내 마음의 집에도 문짝을 애당초 달지 않았습니다 낯선 시(詩)를 물라는 주인의 뜻임을, - 처세시인 방우달의 《보리꽃》 중에서 - 세상 일에는 빛과 그늘, 행복과 불행, 자유와 구속 등 양면성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동시에 가지려다가는 모든 것을 잃기 쉽습니다. 모든 행위엔 겸손이 기본이고 비움, 채움이 균형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 일을 하는데도 무엇을 할 것인지 소명을 찿고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어야 만사평통입니다.

앙코르 작품 2021.02.08

개집

개집/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 첫시집 중에서 나는 알고 있습니다. 개집에 문짝을 달지 않는 까닭은 구속을 풀어주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제때 낯선 침입자 물라는 주인의 뜻이라는 것을, 대대로 잘 물기 위해 잠깐 그 자유를 즐기고 있다는 것도, 자신의 울타리를 굳건히 세우기 위해 주인이 자유를 묵인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내 마음의 집에도 문짝을 애당초 달지 않았습니다 낯선 詩를 물라는 주인의 뜻임을,

앙코르 작품 2021.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