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난감한 친절 전단지

野塔 방우달 시인 2021. 2. 22. 05:41

난감한 친절 전단지

 

방우달(처세시인)

 

"죄송합니다, 차주님.

허락없이 쪽지를 남깁니다.

저의 바이어가 선생님 차를 사고 싶어합니다.

차량 판매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언제라도 연락주세요. 바로 찾아뵙겠습니다.

중고차 수출전문기업 00오토

문의 전화 010-000-0000"

 

내가 사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나의 애마에

꽂혀 있는 쪽지 내용이다.

노후 중고차 전국 최고가 매입 회사,

전액 당일 현금 지급,

연식이 오래된 차량, 주행거리가 많은 차량을 구입,

깔끔한 서류 정리 및 말소를 해주겠다는 친절한 전단지다. 

 

골동품 같은 내 애마는 1996년 산이다.

새 차로 뽑아 26년 된 나의 첫 승용차다.

가끔 꽂혀 있는 이런 전단지를 볼 때마다 참 묘한 생각이 든다.

 

나의 애마가 아니라

연식이 오래된 내게 꽂혀 있는 쪽지 같아서다.

왜 이런 느낌이 갑자기 찾아 온 것일까?

아, 정말로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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