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따라 하심(下心) 낙엽 따라 하심(下心)/방우달(처세시인) 마음이 편안하다. 어제도 별일 없었고 오늘도 별일 없고 내일도 별일 없을 것이다. 다만 가을비가 조금 내리고 바람도 가을처럼 불어서 보통 날보다 단풍잎들이 조금 서둘러 내려앉을 뿐이다. 비에 젖은 낙엽들이 땅에서 뒹굴기가 좀 더 힘들다. 그래도 마음은 편안하다. 가지는 높고 나는 낮은 마음이다. 희희낙락喜喜樂樂 2023.11.05
어찌할꼬 ** 어찌할꼬 **/방우달(처세시인) 봄날 벚꽃 속에서 웃던 순백의 환한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어찌할꼬, 자식이 단풍의 아름다움을 알아버렸다. 아직 따뜻한 체온의 낙엽 하나 지난 생을 쳐다본다. 미발표 신작 2021.12.03
그냥 지나치지 말라 ** 그냥 지나치지 말라 **/방우달(처세시인) 빨은 양말 한 짝 말리는데도 계절 따라 그날 날씨 햇볕에 따라 마르는 정도가 천차만별이다. 내 인생 하나 잘 살아내는데도 내가 어떻게 하느냐 남이 어떻게 나를 잘 도와주느냐에 달려 있다. 흐드러지게 핀 저 들국화 한 송이도 낙엽이 되어 뒹구는 단풍잎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말라. 내 삶이듯이 사랑하라, 경배하라. 미발표 신작 2021.11.03
2020년 10월 31일 2020년 10월 31일 방우달(시인) 양력 시월에 보름달이 두 번이나 떴는데 온천지 단풍이 지고 있다. 가는 곳마다 낙엽 천지다. 호반에도 아파트 단지 안에도 가로에도 산에도, 춘천이다. 아, 가을이다. 미발표 신작 2020.11.02
가을은 가을은 방우달(시인) 가을은 엮인 마음 풀고 나로 살기로 작정하는 것 홀로 책 읽고 홀로 산책하며 나를 사랑하는 것 고독이 떨어져서 나의 안으로 갇히는 것 홀로 있을 수 있으므로 나는 외로움에서 벗어난 것 미발표 신작 2020.10.30
이별의 시간 이별의 시간 방우달(시인) 봄이거나 가을이거나 바람이 불거나 잠잠하거나 잎이 질 때 그냥 지는 잎은 없다 가끔 사고사(事故死)로 이별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잎은 파르르 떨며 마지막 통곡을 하지만 스스로 질 줄 아는 잎은 한참 동안 말끔히 자신을 정리하고 따뜻한 마무리를 가족과 .. 미발표 신작 2018.02.11
한가한 듯 분주한 한가한 듯 분주한 방우달(시인) 늦가을 노부부 마당에서 연탄불에 오징어를 굽고 있다 분리된 몸통과 다리는 서로 오그라든다 생오징어에서 마른 오징어로 다시 잘 구워진 오징어로 익어간다 마당가 감나무 단풍잎 몇몇 가늘은 가지 끝에서 낙엽의 몸짓을 연습 중이다 노부부는 틀니 같.. 미발표 신작 2015.11.16
우리의 마음은 낙엽이야 우리의 마음은 낙엽이야 방우달(시인) 나무가 달라 다른 곳에서 살아왔지만 가을이면 낙엽으로 다시 만나 뒹구는 슬프고 애닯은 사랑처럼 우리의 마음은 낙엽이야 운명을 버렸을 때 낙엽이 되지 그때 마음처럼 날개가 달리지 낙엽은 묶여 있지 않으니 날 수가 있어 마음만 먹으면 우주 .. 사랑詩 2014.12.01
치매 여행 치매 여행 방우달(시인) 낙엽인 양 선천성 고독을 밟으며 가을비 내리는 호숫가를 홀로 걷는다 홀로가 아니었던 아름다운 추억이 펼쳐지며 우산 속으로 번개처럼 뛰어 들지만 비틀거리는 기둥 하나 외로움에 젖는다 한 바퀴 걸었다 방향을 바꾸어 걷는다, 이제부터는 걸은 만큼의 기억을.. 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2014.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