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치매 여행

野塔 방우달 시인 2014. 10. 22. 10:30

치매 여행

 

방우달(시인)

 

낙엽인 양 선천성 고독을 밟으며

가을비 내리는 호숫가를 홀로 걷는다

 

홀로가 아니었던 아름다운 추억이 펼쳐지며

우산 속으로 번개처럼 뛰어 들지만

비틀거리는 기둥 하나 외로움에 젖는다

 

한 바퀴 걸었다

 

방향을 바꾸어 걷는다, 이제부터는

걸은 만큼의 기억을 새카맣게 지운다

새록새록 젊어진다

 

저만큼 청춘이 웃으며 지나가고

이어서 어린 아이가 걸어 온다

 

낱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벽에 똥칠하는 아기가 놀고 있다

돌아가리라, 이제는 홀로, 돌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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