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없는 처세학

봄꽃의 운명

野塔 방우달 시인 2015. 4. 14. 15:42

봄비가 제법 내립니다.

비가 오면 지는 꽃이 있고 피는 꽃이 있습니다.

잎이 나면 지는 꽃이 있고 피는 꽃이 있습니다.

이것을 꽃의 운명이라고 하지요.

 

근래 계속 나다니다가 오늘 비가 온다고 집에 있으려니 갑갑합니다.

그녀는 동아리 활동으로 외출 중이고

나는 그냥 점심 때를 맞추어 집을 나섭니다.

 

벚꽃이 져서 땅바닥에 뒹굽니다.

 

단골집에서 홀로 탕 한 그릇에 소주 한 병을 주문해서 즐겁게 마시고 맛있게 먹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손만두 전문점에서 고기만두 1인분만 포장해서 옵니다. 

오가는 길에 자주 지나치지만 맛은 검증되지 않은 집입니다.

맛이 괜찮으면 자주 드나들 것입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내에서 잠깐 산책합니다.

봄비 속의 꽃들을 관찰합니다. 관조합니다. 사색합니다.

그것이 즐겁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이 다가옵니다.

전 국민이 아프고 슬픕니다. 그러나 반성하고 시정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고

거기서 벗어나야 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상을 치루면서 자식들은 밥을 먹습니다.

목에 넘어가지는 않지만 산 사람은 또 살아야 합니다.

 

나도 욕구에 비하면 불행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도 행복해지려고 노력하고 행복한 척 하고 삽니다.

사람마다 남들에겐 보여지지 않지만 온갖 사정이 복잡합니다.

그것이 인간의 삶이고 운명입니다.

 

봄비가 내리는데 슬픔에 젖어 방안에 갇혀 있기 보다는 비를 머금은 지는 꽃잎을 보며

또 피려는 꽃봉오리를 보면서 슬픔을 나누고 희망을 찾으며 산책하고 사색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삶의 진리와 지혜를 터득하면 나의 처지와 환경을 이해하게 되고

이 어려운 시대에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가 하는 미안함에 젖습니다.

삶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것은 진리이고 또한 위안을 주는 귀중한 말씀입니다.

 

홀로로움의 고독과 즐거움을 동시에 맛보고

봄비 내리는 한나절을 희비 쌍곡선을 그리며 의미있게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합니다! 라고 나 자신에게 말합니다.

 

 

벚꽃이 집니다.

비오는 날엔 탕 한 그릇에 소주 한 잔이 딱 어울립니다.

 

만두 전문점 <청주 만두>입니다.

 

우리 아파트 정문입니다. 음지라 벚꽃이 이제 피기 시작합니다.

여기도 목련이 이제 핍니다.

봄빛이 완연한 우리 아파트 산책길입니다.

여기 벚꽃은 양지라 집니다.

철쭉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개나리는 지기 시작합니다. 잎이 많이 자랐습니다.

 

 

 

온갖 봄꽃들이 피고 지고 합니다.

 

 

소나무도 봄을 맞이 했습니다.

 

 

 

 

 

 

 

 

 

 

여기는 음지라 목련이 이제 피려고 하고 있습니다. 같은 단지라도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자연의 섭리입니다. 자연은 차이라고 하는데 인간은 차별이라고 표현합니다.

 

꼭 새 입모양 같아요.

 

다시 정문입니다. 비는 여전히 내립니다. 더 많은 꽃잎이 져야 봄이 무르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