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살다 갈 걸 왜 왔니?
-유병언
방우달(시인)
그렇게
살다
갈 걸
왜 왔니?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표혜령)
'머문 자리가 아름다우면
머문 사람도 아름답다'(방우달)라고 했다
똥을 아래에 두고 화장실 변기에 앉아도
아름다운 사람 우아한 사람이 되려고
보통 사람들은 발버둥치며 사는데
그렇게 살다 갈 걸 왜 왔니?
보는 사람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도
바닥에 코 풀고 변기에 똥칠은 하지 않으려고
보통 사람들은 마음을 가다듬고 다스리는데
그렇게 살다 갈 걸 왜 왔니?
바닥을 말끔히 닦고 변기를 깨끗이 청소하는
비록 아름다운 사람까지는 아닐지라도
더러운 사람 비겁한 사람은 되지 않아야지
그렇게 살다 갈 걸 왜 왔니?
'사나이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며
한 발짝 앞으로 당겨
보통 사람들은 더러운 세상에 희망을 주는데
그렇게 살다 갈 걸 왜 왔니?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이 세상 아름다웠노라'고 말하진 못할지라도
하다못해 아름다운 세상 더럽히진 않았노라고는 말해야지
그렇게 살다 갈 걸 왜 왔니?
가진 것 별로 없는 어느 시인은
아름답게 이 세상을 살다
백혈병 걸려 숨을 몰아 쉬며 이 세상 떠나는 날까지도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마음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그대는 충분히 잘 살 자격이 있어 하며
희망과 용기를 주고 격려하고 떠나는데
그렇게
살다
갈 걸
왜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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