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이별의 시간

野塔 방우달 시인 2018. 2. 11. 05:49


이별의 시간


방우달(시인)


봄이거나 가을이거나

바람이 불거나 잠잠하거나

잎이 질 때 그냥 지는 잎은 없다

가끔 사고사(事故死)로

이별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잎은

파르르 떨며

마지막 통곡을 하지만

스스로 질 줄 아는 잎은

한참 동안 말끔히 자신을 정리하고

따뜻한 마무리를 가족과 이웃에게 선물한다 

이별을 준비하는 시간은

이승에서 축복받은 

가장 아름다운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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