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시인이 새벽 3시에 깨어나서

野塔 방우달 시인 2018. 2. 27. 04:03



시인이 새벽 3시에 깨어나서 


방우달(시인)


맨처음 하는 일은

시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책을 읽는 것도 아닙니다

사색이나 명상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밤새 잠긴 문을 열고 나가서

산책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시인이 새벽 3시에 깨어나서

맨처음 하는 일은 춤을 춥니다

안방에서 막춤을 춥니다

우아하게 말해서 춤이지

미친 듯 추는 맨손 체조입니다


건강 챙기는 것도 욕심이고 죄스러워

시인은 불도 켜지 않고 춤을 춥니다만

원고지 빈 칸엔 쑥스러운 마음으로 눌러 쓴

'미안합니다' 글자가  빼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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