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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소녀/방우달(처세시인) 밤 산책길에후평동 어느 건물 입구에서백윤기 작 '소녀'(1995년) 조각상을 만나다.요즘처럼 바쁘게 사는 현대인이이 소녀상을 보는 이가 몇이나 되며더구나 감동을 받는 이는 얼마나 될까? 나는 시인이지만 조각이나 미술품에 대하여아는 것도 별로 없고 취미가 되지도 않았다.한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 그림 전시회를한 5년간 꾸준히 다녔다.의도적으로 그렇게 노력해도 가슴에 와 닿지 않았다.아쉽지만 포기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옛날에는 법적으로일정 규모 이상 큰 건물에는 반드시 조각품을 설치하도록 했다.문학 예술을 장려했다.일본은 책이 나오면 모든 도서관이 한 권씩 구매했다.우리 나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때늦은 인생의 초가을에 한 조각상 앞에서때늦은 깊은 상념에 빠지는 쓸쓸함을 맛본다...

첫 단풍

첫 단풍/방우달(처세시인) 아파트 단지 내첫 단풍은 화살나무에서 온다.태생적으로 물던 단풍나무는 별개로 한다.해마다 내가 사는 동(棟) 앞에서화살나무 3그루가 8월 말부터몇 잎씩 빨갛게 물든다.봄꽃보다 청순하고 예쁘다.내 가슴에 가을을 알리는 전령이다. 춘천으로 이주하여그렇게 12번째 가을을 맞이한다.낮이나 밤이나 외출이나 산책을 나갈 때면내가 화살나무 단풍잎처럼 초로(初老)임을 느낀다. 언제나 초가을 일 수는 없다.자연은 순리다.내 몸은 자연과 조화를 이룰 것이다.곧 단풍은 지고 겨울이 오고 눈은 대지를 덮을 것이다.그러나 감정이 늙지 않으면 마음은 늘 청춘이다.춘천(春川)은 봄이 흐르는 '봄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