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소녀

野塔 방우달 시인 2024. 9. 12. 04:39
소녀/방우달(처세시인)
 
밤 산책길에
후평동 어느 건물 입구에서
백윤기 작 '소녀'(1995년) 조각상을 만나다.
요즘처럼 바쁘게 사는 현대인이
이 소녀상을 보는 이가 몇이나 되며
더구나 감동을 받는 이는 얼마나 될까?
 
나는 시인이지만 조각이나 미술품에 대하여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취미가 되지도 않았다.
한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 그림 전시회를
한 5년간 꾸준히 다녔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노력해도 가슴에 와 닿지 않았다.
아쉽지만 포기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옛날에는 법적으로
일정 규모 이상 큰 건물에는 반드시 조각품을 설치하도록 했다.
문학 예술을 장려했다.
일본은 책이 나오면 모든 도서관이 한 권씩 구매했다.
우리 나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때늦은 인생의 초가을에 한 조각상 앞에서
때늦은 깊은 상념에 빠지는 쓸쓸함을 맛본다.
초가을 밤 바람이 내 가슴을 시원하게 스치고 간다.
아, 가을이다.
행복한 밤 산책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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