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첫 단풍

野塔 방우달 시인 2024. 9. 9. 04:10
첫 단풍/방우달(처세시인)
 
아파트 단지 내
첫 단풍은 화살나무에서 온다.
태생적으로 물던 단풍나무는 별개로 한다.
해마다 내가 사는 동(棟) 앞에서
화살나무 3그루가 8월 말부터
몇 잎씩 빨갛게 물든다.
봄꽃보다 청순하고 예쁘다.
내 가슴에 가을을 알리는 전령이다.
 
춘천으로 이주하여
그렇게 12번째 가을을 맞이한다.
낮이나 밤이나 외출이나 산책을 나갈 때면
내가 화살나무 단풍잎처럼 초로(初老)임을 느낀다.
 
언제나 초가을 일 수는 없다.
자연은 순리다.
내 몸은 자연과 조화를 이룰 것이다.
곧 단풍은 지고 겨울이 오고 눈은 대지를 덮을 것이다.
그러나 감정이 늙지 않으면 마음은 늘 청춘이다.
춘천(春川)은 봄이 흐르는 '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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