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 방우달(시인)
참다운 배신은 아름답다
사회는 참으로 빠르게 변화되어 가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민주화니, 인권이니, 평등이니, 부조리니 하는 말들을 끊임없이 부르짖고 있는 것을 보면 그것들은 끝이 없는 모양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요구일 것이지만 정보화 시대니, 투명한 사회니 하는, 이 벌건 대낮에도 온갖 범죄들이 벌어지고 눈감고 아웅하는 식의 부조리들이 저질러지는 것을 보면 정말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짓거리들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약 30년전에 이삼백명이 근무하는 군대에서 나는 ‘참다운 배신’이라는 제목으로 웅변을 해서 2등을 한 사실이 있다. 일반적으로 ‘배신’이라면 나쁜 의미지만 각종 부조리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자신의 이익을 뿌리치고 배신하자는 논지였다. 우리 사회는 유혹이 많다. 그러나 옳은 일이 아니면 따라가지 말고 철저히 배신하자는 혈기 왕성한 사병때의 젊은 생각이었다. 지금도 나의 그 생각은 변치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고지식하다, 바른생활 교과서다, 꼬장꼬장하다는 등의 소리를 가끔 듣는다. 작은 일은 그냥 넘어가지만 좀 큰 일, 내 생각을 뿌리채 흔드는 일은 나에게 큰 이익이 돌아와도 절대 따라가지 않고 참다운 배신을 감행한다. 나에게 유리하고 편리하다고 해서 너나 없이 기본과 원칙도 없이 왔다갔다하고 흔들린다면 세상은 더욱 혼탁해지고 서로가 살기 어려워질 것이며 나 뿐만 아니라 내 아이들 손자까지 살 이 사회가 지옥으로 변할 것이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참다운 배신을 해 주기 때문에 사회는 보다 나은 쪽으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참다운 배신은 바로 내 눈 앞의 큰 이익을 포기해야 하는 참으로 어려운 결단이다. 그래서 참다운 배신은 아름다운 것이다. ‘나 하나쯤’ 보다 ‘나 하나라도’ 라는 생각이 참다운 배신의 기본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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