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
방우달(시인)
처세학이란 이름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지 10여년이다.
나름대로 처세에 관한 책을 찾아 읽고 사색하고 생활해오면서
처세학 책을 6권이나 출간했다.
그러나 정작 나의 처세는 엉망이다.
현실에 맞지 않는 처세학 탓인가, 참 아이러니하다.
나는 공직에 몸을 담고 있는 직장인이다.
행정고시를 준비하다 중도에 하산하여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한지 29년이다.
현재 나의 위치는 5급(사무관) 15년차다.
한마디로 만년 사무관이다.
기초지방자치단체의 만년 과장이다.
모두 내 탓이라고 생각한다.
5급에서 4급(서기관) 승진은 빠르면 5년에서 보통 10년 걸리지만
그것도 자치단체별로 천차만별이다.
공무원 사회에서도 인사의 공정성 시비가 늘 문제이다.
금품수수, 지연,혈연,학연에 의한 승진, 종교단체나 정치인, 지역유지의 청탁에 의한 승진,
단체장에게 개인적인 아부와 충성으로 승진하는 사람등 여러 유형이 있다.
중시돼야 할 능력이나 실적,인간됨됨이,봉사정신,국가민족관 등
개인적인 특성은 무시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높은 직위는
'날고 기는' 사람들이 따먹는 악의 열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만년 사무관이라도 좋다.
더럽게 서기관을 다느니 마음이 부끄럽지 않는 아름다운 사무관이고 싶다.
선출직 단체장이 되면서 임명직 단체장 때보다 인사가 더 엉망이라는 평이다.
단체장이나 승진대상자나 모두 정도를 걸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치열한 경쟁사회이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진만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최소한의 양심은 갖고 공정한 경쟁을 하며 살아야겠다.
지금이라도 참다운 배신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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