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이 나의 행복이다
방우달(시인)
일년에 한 번 꼴로 있은 승진 심사에서
네 번이나 떨어졌다.
매번 대상자 중에는 현직급 승진년도가 가장 고참이었고
나이는 가장 젊었었다.
매우 참담한 심정의 나를 변명할 수 있는 것
또는 위로받을 수 있는 무엇을 찾아야 살 것 같다.
이것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인 문제일 수 있다.
더군다나 그것이 부정부패와 관련이 있다면
죽거나 신문에 날만큼 무슨 큰 일을 저질러야 할 것이다.
세상은 둥글다.
생긴 것도 둥글고 도는 것도 둥글게 돌아간다.
둥글게 돌아라고 귓전이 찢어지게 외쳐주는 이 많다.
안되는 것은 죽어도 안되고
되는 것은 죽어도 되는 것이 내 성질인 것을 어쩌랴.
둥근 것이 둥글게 돌아가는 세상의 원리에
못을 박고 섰으니 나의 타고난 큰 고통이다.
그 성격은 자주 부딪히고 터지고 깨진다.
그렇게 자주 부서져도
둥글어지기는 커녕 도로 모가 심해진다.
그래서 고통이 나의 삶이다.
그런데 그 고통을 이겨내는 내 예술적 삶의 방식이
나의 행복이라고 속삭여 주는 이가 있다.
내 모난 정신에 피가 나도 세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생긴 것도 둥글고 웃으며 돌아가는 것도 여전하다.
이것이 나의 잘못된 변명이고
영원히 위로 받을 수 없는 상처가 되고 만다.
*그러면 지금까지는 어떻게 빨리 승진했느냐고요?
출발이 남들보다 좀 높은 직급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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