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시인 방우달의 행복한 삶의 지혜와 향기]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2.10.11.화요일
스칸디나비아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는 원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건 역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역경이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준다고 믿었다. '겨울의 추위가 창턱에 얼음꽃을 피우듯, 역경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아름답고 조화롭게 만들어 준다.' ㅡ <위로의 책>(매트 헤이그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중에서
사람에 따라서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삶은 역경이다. 크고 작은 역경이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고 키운다. 그래서 역경이 위안이 된다. 역경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관계를 좋게 만들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역경이 사람들을 조화롭게 살아가도록 가르친다. 역설이다.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보면 참으로 희한하다. 그 때 그 역경은 엄청 큰 것이었는데 지나고 보면 작아 보인다. 그러나 그 역경을 딛고 오늘의 나를 만들어 낸 것은 대단하다. 누구나 자신에게 칭찬해줘야 한다. 추위가 창턱에 얼음꽃을 피우듯 역경은 내 삶을 살 수 있도록 꽃 피웠다. 고맙다!
13:30~18:30 춘천미술관까지 걷다. 윤향 김분호 서예가의 일곱번째 개인전 <매월달의 춘천 이야기> 전시회 개최를 축하하기 위해서다. 사실 나는 서예에 대하여 잘 모르고 취미도 재능도 별로 없다. 초대를 받아서 예의상 다녀왔다. 빈손으로 가기 뭣해서 나의 잠언집 <광화문 글판에 걸어도 좋으리>에 서명을 해서 선물했다.
처음에 춘천에 이사와서는 서예, 그림, 조각, 난, 국화 등 각종 전시회, 음악회, 시 낭송회, 교양 강좌, 산악회 등을 3~4 동안 많이 찾아다녔다. 사람도 사귀고 다방면의 지식과 교양을 쌓기 위해서였다. 몇 년을 다녀도 별로 실익이 없었다. 시간과 돈만 축났다. 그만 두고 최근까지 은둔을 택했다. 홀로 '7기'에 미쳐 살기로 했다. 근래 오늘 처음 갔다.
축하 인사와 관람을 마치고 명동 중앙시장으로 향하다. 로또복권 명당 자리(407억 당첨 최고액)에서 자동으로 5,000원어치 구매하다. 꿈을 꾼다. 그리고 시장 안 맛집 금선식당에서 머릿고기에 소주 한 병 마시려고 했으나 머릿고기가 좋은 것이 없단다. 내장탕에 소주 한 병 마시다. 한가한 시간이라 나보다 10살 아래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다. 그도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나는 주로 묻고 그는 살아온 얘기를 했다. 역경의 연속이었다.
약사천으로 걸어가서 팔호광장, 효자동, 후평동으로 걸어오다. 팔호광장 왕짱구네 김밥 3인분을 포장해 오다. 요즘 춘천은 단독주택 담장에 감과 대추가 많이 보인다. 미술관 갈 때 교동 골목으로 갔는데 그 골목은 감나무 골목이었다. 효자동 골목 단독주택 여주인과 감, 대추 얘기를 나누다. 대추 한 알 얻어 먹다. 왕대추다.
우리 아파트 산책로엔 요즘 구절초꽃이 한창이다. 무척 아름답다. 감나무에 감도 주렁주렁이다. 총 시간은 5시간 걸렸지만 걷는 시간은 100분 정도 10,000보 걸었다. 저녁에 아내와 김밥 2인분을 맛있게 먹다. 며칠 전 교보문고 홈페이지를 서점 쇼핑몰로 전면 개편 후 애로 사항이 많다. 내일 오후에 문의를 해봐야겠다. 퍼플로 책을 내야 하는데 접속에 애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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