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시인 방우달의 행복한 삶의 지혜와 향기]
춘천 은퇴생활 일기 2022.10.08.토요일
사람이든 자연이든 본성 그대로 놔두는 것을 가치 있게 여겼던 장자는 무용지용, 즉 '쓸모없는 것의 쓸모 있음'이라는 역설의 지혜를 가르쳤다. 못생긴 나무는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다만 쓰이는 시기가 늦은 것뿐이라는 이야기다. ㅡ <사장은 혼자 울지 않는다>(김성의 지음. 유노북스 펴냄) 중에서
젊었을 때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을 들었을 때 신선한 충격이었다. 같은 현상을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좋은 관점이다, 멋진 표현이다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의 사색의 폭과 깊이를 넓히는데 도움을 받았다.
나도 무엇이나 본성을 중요히 여긴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다 쓸모가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냥 이 세상에 왔을 리가 없다. 그 역할을 언제 할 것인가가 문제지 역할이 없는 것이 아니다라고 믿었다. 나도 그랬다. 꿈의 실현이 늦어질수록 아직 때가 아니다, 곧 때가 온다 하면서 자신을 위로했다.
'대기만성'이라는 말을 좋아하게 된 것도 '큰 바위 얼굴' 전설을 믿은 것도 나의 목표 달성이 자꾸 늦어지고 나서 부터다. 일흔한 살에도 내 꿈은 일부 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는 '큰 바위 얼굴'이 될 것이라는 확신의 끈을 아직도 쥐고 있다. 그걸 이루기 위해 춘천으로 이주하여 11년째 마음 수행하고 내공을 쌓고 있다. 그 방법 중하나가 '7기'에 미치는 것이다.
06:00 교보문고 POD베스트 창을 여니 내 책 <'7기'에 미친 남자의 행복한 생존법> 시/에세이 분야 1위, 전 분야 2위를 달리고 있다. 기분 좋다. 3일 째 상위권 유지다.
거실에서 창 밖을 보니 하늘이 쾌청하고 흰 뭉게구름이 장관이다. 공기질도 좋음 수준이다. 시야를 넓혀서 저 아름다움을 마음 가득 담아야겠는 생각이 들었다.
13:00~17:00 자동차 시동도 걸 겸 드라이도 할 겸 홀로 소양호 댐으로 향했다. 가까운 곳에 주차하고 댐 위에서 수연정까지 걸으며 소양호와 하늘의 구름과 소양강 하류를 맘껏 바라보았다. 호수에 비친 산과 구름도 멋지다. 여행객들도 많았다. 가족 여행객에겐 가족사진도 찍어주다.
다시 승용차를 이동하여 댐 아래 주차장에 주차하고 소양7교 주변을 산책하다. 닭갈비집, 카페 등엔 사람들이 붐빈다. 나는 이것 저것 만끼하면서 11,400보 걷다. 총 시간은 5시간이지만 두 시간 정도 걷고 3시간은 이동, 사진 찍기(100장), 보기, 사색하기, 명상하기에 보냈다. 뭉게구름 위를 걷는 신선이 된 느낌이었다. 귀가 해서 막걸리 한 병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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