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름 끝에 "꽃" 을 달아주자
방우달(시인)
꽃이 아니라도 좋다.
너는 나의 꽃!
나는 너의 꽃!
모든 이름 끝에 "꽃" 을 달아주자
삶이 고단하여
꽃이 꽃으로 내게 다가오지 않을지라도
모든 이름 끝에 느낌표를 붙여주자
온종일 바라보자. 그리고 아련히 보이는 것에
꽃을 달아주고 느낌표를 붙여주자
바람꽃! 안개꽃! 구름꽃! 하늘꽃!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가장 미워질 때
아버지 어머니 남편 아내 아들 딸 친구 상사 졸병
가장 미운 그 사람 이름 끝에
꽃을 달아주고 느낌표를 붙여주자
이유 없이 죽고 싶을 때
절망만이 가로놓여 도저히 헤어날 수 없을 때
저승꽃! 악마꽃! 죽음꽃! 천당꽃! 지옥꽃! 극락꽃!
목이 메이도록 소리 높여 불러보자
꽃이 아니라도 모든 이름 끝에
꽃을 달아주고 느낌표를 붙여주자
꽃의 마음으로 다정하게 불러보자
*방우달 지음 <풍선 플러스> (도서출판 여름. 2005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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