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테헤란로
달밤 시골길 걸을 땐
그림자 하나 나 따르더니
달밤 테헤란로 걸을 땐
몇 개의 그림자가
몇 개의 방향에서
각기 다른 농도의 얼굴로
둘러싼다. 얼떨떨한 나
빛이 많은 테헤란로에서
달을 바라본다.
제 그림자 짚어보는지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에
잘게잘게 부서지는
그 눈빛들 사이 뚫고 나온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림자 하나
헛기침하며
힘겨운 내 발끝으로
쏜살같이 달려오는,
어둠이 짙어도 비가 내려도
불빛은 거리를 밝히고
빛만큼 그림자 많은 테헤란로여
방우달 지음
<전하,
이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아니되옵니다>
(작가정신.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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