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0 3

왕대추 한 알

왕대추 한 알/방우달(처세시인) 왕대추 한 알을 베어물고올해는 유난히 더 꼭꼭 씹는다.그 눈물이 달다.한 해 사이 내가 더 익었나 보다.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씹을 수 있음에 고맙고살아 있어 생각할 수 있음에무한히 고귀함과 영광을 느낀다. 대추 한 알에도 감사의 눈물을 쏟는 것은나도 익은 자연이 되었음을 자각하는 일이다.그리워하고 매사에 감사하며 살 일이다.

돌개바람 불다

돌개바람 불다/방우달(처세시인) 날씨가 급변했다. 춥다.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가을비가 제법 내렸다.어제는 하루 쉬고 밤 8시 반에 산책을 나왔다. 어제 독감 예방접종을 맞고그저께부터 오늘까지 3일간 술을마시지 않기로 작정했는데 오늘 저녁에가자미 회를 안주로 막걸리 한 병 마시다.아, 꿀맛이다. 나는 애주가다. 아파트 단지 둘레길을 걷는다.돌개바람이 세게 분다.마로니에 월계수 자작나무가밑동부터 꼭대기까지 세게 흔들린다.밤 조명에 노란 단풍잎이 더욱 아름답다. 곧 가을이 무너질 모양이다.겨울이 점령하고 세상은 차갑다.봄을 기다리는 희망으로 겨울을 견디리.구절초는 가늘은 허리를 눕혀서 꽃을 지킨다.나는 네 계절을 모두 즐긴다.그것이 모진 인생의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