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여태 안만나고도 잘 살았는데

野塔 방우달 시인 2024. 8. 21. 00:15

여태 안만나고도 잘 살았는데/방우달(처세시인)

 
요즘 이별과 상실의 아픔이 크다.
그만큼 살았고 세월이 흘렀다는 증거다.
 
정말 오랜만에 SNS나 여러 경로를 통해
어렵게 연락이 닿는 사람이 있다.
얼굴 한 번 보자고 한다.
나도 같은 생각이라도 절실한 사람이 아니면
가급적 만남은 피한다.
또다시 헤어지는 것이 두렵다.
 
여태 안만나고도 잘 살았는데
그냥 건너가자고 자른다.
늙은 얼굴 마주 보며 과거를 되새김질해도
즐거울 일이 거의 없고 정신 건강에도 별로다.
그냥 그리움 안고 서산으로 넘어가자.
추억은 추억대로 저홀로 남겨두자.
 
낯선 곳에서 은퇴생활을 은둔하듯이
오래 사니까 사람 만나기가 싫어진다.
단순하고 고요하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이 더 좋다.
과거 알았던 사람보다 현재 하는 일
즉 '8기'에 더 몰입하고 만족한다.
 
이해하고 용서바란다.
나도 모진 마음으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청빈 은퇴생활은 강제된 수행길이다.
바람이 불고 해가 지고 달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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