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빈 깡통

野塔 방우달 시인 2021. 7. 2. 00:37

빈 깡통

 

방우달(처세시인)

 

빈 깡통은 살다가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

자신이 구르며 내는 요란한 소리를 듣지 못한다.

그래서 빈 깡통은 언제나

위선이 되고 내로남불이 된다.

남들이 하는 손가락질도 비난의 소리도

자신의 소리에 갇혀 전혀 보지도 듣지도 못한다.

빈 깡통이 찬 깡통이 되는 길은

겸손과 배움, 수행의 길을 묵묵히 오랫동안 걷는 것이다.

내리막길을 굴러도 아무 소리가 나지 않거나

구르는 소리가 자신의 귀에 들릴 때

마음 공부는 힘든 오르막길을 거의 다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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