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마중물

野塔 방우달 시인 2017. 5. 28. 12:07



마중물


방우달(시인)


내 논은 천수답

그것도 빌린 땅


수리답 아니라도

겸허히 감사하며


하늘 뜻에 따라

예순 해 경작하여


마중물 한 되박

얻은 것이 전부


이제라도

펌프질 해 볼까나


이 세상은

새 둥지와 같은 것


있으나 없으나 투자는 투자

위험은 위험 대박은 대박


내 땅도 수리답도 아니었지만

여한 없이 경작해 봤으니


준엄한 하늘 뜻 이어받아

빌린 땅 돌려주고


고귀한 마중물은

잡초에 뿌려주고


몸만 들고 왔으니

몸은 두고 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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