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쥐똥나무

野塔 방우달 시인 2017. 5. 29. 01:42



쥐똥나무


방우달(시인)


애막골 등산로 외진 곳에

쥐똥나무 꽃 피웠다

똥이 아니다

똥이 보리꽃 피웠듯이

꽃보다 잎이 더 아름다운 계절에

뉘보다 고생했고 할 일 다했다

친구들은 도로나 담장에 자리잡고

수벽으로 빛을 낼 것이다

보통 사람은 죽으면 이름도 따라 죽는다

쥐똥나무는 죽으면

거름으로 숙성 발효하여

다시 위대한 똥된다

똥물 마시며

인고의 겨울을 건너

쥐똥나무 거룩한 꽃 피웠다

찬란한 쥐똥 열매 맺으리라




'미발표 신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17.05.31
어쩌다  (0) 2017.05.30
마중물  (0) 2017.05.28
장미  (0) 2017.05.26
발암물질  (0) 2017.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