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거지탑-운주사 3

野塔 방우달 시인 2015. 12. 28. 03:05

거지탑-운주사 3

삶은 반듯하게만 살 수 없다고
그대는 스스로 거지가 된 거지
못난 것이 끼어
잘난 것이 돋보이는 세상에서
보물보다 탐이 나는
아무렇게나 웃어도 웃음이 되는 그대여

- 방우달의 《알을 낳는 나그네》 중에서 -

웃고 있지만 슬프다란 말의 '웃프다'가 현실입니다만
모두가 제잘난 맛에 사는 세상에서
스스로 거지가 된 탑을 운주사에 가서 보고 웃고 옵니다.
타자를 돋보이게 하는 안개꽃처럼
거지탑은 아무렇게나 웃어도 기쁨을 주는 웃음이 됩니다.
내세우지 않고 낮추어도 훌륭한 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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