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휴가

野塔 방우달 시인 2015. 12. 5. 04:02

휴가

보석을 묻어두고
돈을 모아놓고
살아갈 형편이 못됩니다.
맘껏 뒤져보시고
아무것도 없더라도
내 빈 집을
진심으로 용서바랍니다.
열심히 살아온 집입니다.

- 방우달의 《테헤란로의 이슬》 중에서 -

안심하고 휴가를 떠나도 좋을 시인의 집입니다.
집안을 온통 뒤져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니 분통이 터진 도둑이
칼로 침대를 갈기갈기 찢고 침 뱉고 대소변을 누고 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시인의 가슴이 미어질 듯
미안해 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냥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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