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쬐끔만 더 우아하게

野塔 방우달 시인 2015. 12. 21. 20:21

쬐끔만 더 우아하게

고상하고 기품이 있으며 아름답게
그렇게 우아하게 살기는 어렵지만
노숙인 김씨는
현재 제 삶이 우아하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쬐끔만 더 정말 쬐끔만 더
우아하게 살았으면 하고
밑이 시커먼 손톱을 쬐끔 쬐끔 내민다
흰 구름이 내려다보고 웃으며 흘러간다
김씨의 얼굴에 노숙하던 구름이 걷힌다
삶이 쬐끔 더 우아해지는 느낌이다

- 방우달의 《쬐끔만 더 우아하게》 중에서 -

추위가 점점 깊어져 갑니다. 걱정입니다.
아무리 욕심 없이 살아간다고 해도 쬐끔만 더 우아하게
살아가고픈 욕심은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조금'보다는 '쬐끔'이 더 적은 뜻의 사투리입니다만
'쬐끔' 속엔 포근한 정이 많이 넘치고
옛추억이 따뜻하게 살아서 희망적으로 꿈틀거립니다.
올 연말연시에는 모든 사람들이 사랑과 화합과 평화로
서로 쬐끔만 더 우아한 삶을 살고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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