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겨울
방우달(시인)
막걸리 한 사발
묵은 김치 오겹살 찌게 한 숟갈로
호호 손가락 불며 겨울을 버틴다
그 겨울은 춥고 길다, 강원도니까 분지니까
호수가 세 개나 있으니까 당연하다
추위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내면 견딜만 하지만
월동난방비가 더 심신을 옥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마음을 다잡는다
길어야 3개월 짧으면 2개월
건강한 육체 하나 조금 고생시키면
그보다 길고 긴 9개월이 한 없이 좋은데
뭘 걱정이냐고 눈 내린 호반길을 걷는다
꽁꽁 언 호수 바라보며 다짐한다
그대를 사랑한다,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