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춘천의 겨울

野塔 방우달 시인 2015. 11. 6. 08:00

춘천의 겨울

 

방우달(시인)

 

막걸리 한 사발

묵은 김치 오겹살 찌게 한 숟갈로

호호 손가락 불며 겨울을 버틴다

그 겨울은 춥고 길다, 강원도니까 분지니까

호수가 세 개나 있으니까 당연하다

추위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내면 견딜만 하지만

월동난방비가 더 심신을 옥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마음을 다잡는다

길어야 3개월 짧으면 2개월 

건강한 육체 하나 조금 고생시키면

그보다 길고 긴 9개월이 한 없이 좋은데

뭘 걱정이냐고 눈 내린 호반길을 걷는다

꽁꽁 언 호수 바라보며 다짐한다

그대를 사랑한다,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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