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 신작

지상에서도 그렇게 살 걸

野塔 방우달 시인 2015. 11. 12. 02:45

지상에서도 그렇게 살 걸

 

 

방우달(시인)

 

 

망설이지 않고 관棺에 들다

영원히 쉬고 잘 곳이다

따뜻하고 편안함이 으뜸 조건이다

누워서

앞뒤 좌우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꿈틀거려 본다

처음엔 삐걱거리더니 괜찮아졌다

안정이 제자리 잡은 것이다

이제 됐다

이렇게 누울 자격이 있는가

이곳에서도 습관처럼 자격을 생각한다

감은 눈을 더 깊게 감는다 

나락인가 극락인가 지옥인가 천국인가

아무 생각이 없다

지상에서도 그렇게 살 걸

영원히 살 집에 이제 제대로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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