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전화기
방우달(시인)
보이지 않는 마음과 같아서
선이 닿지 않아도 통한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면
가슴이 폭발한다고
마음과 마음은
조금 멀리 두는 것이 좋다고 해서
왼쪽 가슴 주머니에서
오른쪽 바지 주머니로
전화기를 옮겨 놓은지 다섯 해
무덤덤하던 허벅지가 절로 뛴다
나만이 알고 싶기도 하고
세상이 하도 시끄러워
전화기를 진동으로 켜놓은 것인데
길들이면 가슴처럼
허벅지에도 마음이 통하나니
영원히 사귀지 못할 영혼도
통할 때까지 두드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