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희낙락喜喜樂樂

아내 간병인 일기 10

野塔 방우달 시인 2023. 2. 19. 17:51
아내 간병인 일기 10/방우달(처세시인)
 
입원 11일만에 아내는 퇴원했다.
오른쪽 팔을 전혀 쓸 수 없으니
아무일도 할 수 없다.
집에서 오랫동안 재활운동을 열심히 하고
가끔 외래진료를 받아야 한다.
 
나는 가사일을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
빨래, 청소, 밥짓고 반찬 만들고 설거지를 한다.
어린 아기 키우듯이
옷을 입혀주고 밥과 반찬을 떠서 먹인다.
짜증과 신음소리도 들어줘야 한다.
왜 해야 하나 보다는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남편으로서 사랑과 기쁨으로 간병하리라.
 
아파봐야 팔다리가 중요한 줄 안다.
가족과 이웃이 소중한 줄 안다.
삶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새삼스럽게
생의 경이와 감사함과 겸손을 실감한다.
 
빨래와 집청소를 깨끗이 하고
윤기나게 그릇 씻기를 하면서
내 마음도 청결하게 빨고 씻고 다듬는다.
정성을 다해 밥짓고 반찬을 만든다.
그냥 좋다. 즐겁다. 편안하다.
간병은 훌륭한 인생 수양이고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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