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삼겹살을 구워놓고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4. 17. 13:20

삼겹살을 구워놓고


삼겹살을 구워놓고
친구들과 소주 한잔을 들며 생각한다

내 삶은 몇 겹일까
겹이 많을수록 맛과 향이 좋은
돼지고기처럼

한 겹은 상상
한 겹은 독서
한 겹은 여행
한 겹은 글쓰기
.
.
.
한 겹은 자유로
한 겹은 사랑으로

몇 겹의 일상들을
느릿느릿 숯불에 굽는다
노릿노릿 쫄깃쫄깃 잘 구워진 삼겹살에
가지가지 싱싱한 채소를 불러와
쌈장에 쿡 찍어
소주 한잔 섞는다

이래도 삶이 맛이 없다?

- 방우달의 《나는 아침마다 다림질된다》 중에서 -

본래부터 맛이 있고 없는 삶이 어디 있겠습니까? 생각하기
나름이지요. 행복한 삶, 불행한 삶도 받아들이기 나름 아닐까요?
다양한 취미와 긍정적인 사고, 조화와 균형, 노력하는 삶이
행복으로 이끄는 하나의 힘이 되겠지요.
삼겹살 한 점에 소주 한 잔 비워도 즐거운 삶이 있고 쇠고기
꽃등심에 양주 한 잔 마셔도 불행한 삶이 있습니다.
당장 오늘 저녁에 만나면 반가운 사람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맛있게 드시고 아, 이것이 행복이로다! 하고 큰 소리 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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