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당신은 알고 계시지요?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3. 29. 14:36

당신은 알고 계시지요?


바람 한 군단이
풀밭을 지나갔습니다

어떤 풀은
자신을 꺾어놓고 갔다고

어떤 풀은
자신을 짓밟고 갔다고

어떤 풀은
자신을 조금 흔들고 갔다고

어떤 풀은
자신을 애무하다 갔다고

어떤 풀은
자신을 키워주고 갔다고

어떤 풀은
자신의 목숨을 지켜주고 갔다고

또 어떤 풀은
자신의 열매를 익혀놓고 갔다고 합니다

당신 지나가신 내 마음엔
어떤 기억이 자리 잡고 있는지

당신은
알고 계시지요?


- 방우달의 《절》 중에서 -

같은 현상이나 상황을 두고서도 생각이나 느낌은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삶의 태도에도 정답이 없습니다만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임이 건강에 좋을 듯 합니다.
물론 신뢰 형성이 먼저입니다. 콩을 팥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는 관계 맺음이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삶에는
참 괴상한 바람도 많습니다. 거짓도 속임수도 있습니다.
탐욕없는 지혜롭고 현명한 삶이 튼튼한 바람막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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