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작품

시인詩人은 누에를 닮았네

野塔 방우달 시인 2016. 4. 22. 04:49

시인詩人은 누에를 닮았네


끊임없이 끊임없이
푸른 뽕잎 씹어 삼켜
온몸 그대로 푸르다가
창조의 흰 실 뽑아올려
나 홀로 방 하나 짓고
스스로 갇힌 채
절대 고독 다시 씹으며
영원으로 날고파
또다른 분신
나방으로 태어나는,

- 방우달의 《전하, 이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아니되옵니다》 중에서 -

누에의 삶을 보면 누에를 닮고 싶습니다. 애벌레의 삶이
힘들고 고달파도 꿈을 먹고 견뎌냅니다. 지독한 고독으로
창조한 명주실을 인간에게 선물합니다. 그리고 몸은 장렬한
전사를 택하지만 영혼은 살아서 우화羽化합니다.
진정한 시인의 삶이 누에와 같습니다.
혼탁한 오늘날 가끔은 참된 시인의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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