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열한 전사
** 장열한 전사 *방우달(처세시인) 늦가을 어느 날 황혼 무렵 천주교 춘천교구 카톨릭회관 안을 산책하고 있었다. 인적도 없는 곳에서 하루살이 떼를 피해서 걷는데 갑자기 한 마리가 내 오른쪽 눈속으로 뛰어들었다. 나도 모르게 눈을 깜빡였고 눈알이 침침하여 손수건으로 닦아냈더니 그는 죽어서 나왔다. 이 넓은 세상 다 어디 두고 하필이면 그 시간에 그 작은 내 눈속으로 뛰어들어 죽느냐며 명복을 빌었다. 넓게 보고 높게 생각하고 살펴서 살지,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또 삶의 전투에서 사망하는 것은 모두 장열한 전사라고 그를 추켜세워 주었다. 내 삶이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며 그곳을 빠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