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8

장열한 전사

** 장열한 전사 *방우달(처세시인) 늦가을 어느 날 황혼 무렵 천주교 춘천교구 카톨릭회관 안을 산책하고 있었다. 인적도 없는 곳에서 하루살이 떼를 피해서 걷는데 갑자기 한 마리가 내 오른쪽 눈속으로 뛰어들었다. 나도 모르게 눈을 깜빡였고 눈알이 침침하여 손수건으로 닦아냈더니 그는 죽어서 나왔다. 이 넓은 세상 다 어디 두고 하필이면 그 시간에 그 작은 내 눈속으로 뛰어들어 죽느냐며 명복을 빌었다. 넓게 보고 높게 생각하고 살펴서 살지,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또 삶의 전투에서 사망하는 것은 모두 장열한 전사라고 그를 추켜세워 주었다. 내 삶이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미발표 신작 2021.11.06

역설살이

역설살이 방우달(시인) 하루살이로 살지라도 이 세상 모든 것을 나의 것이라 생각하면 모든 욕심이 사라지니 차라리 확실히 오히려 철저하고 지독하게 나는 욕심쟁이로 살리라 이 세상 모든 것을 남의 것이라 생각하면 욕심과 집착이 생기고 시기 질투 미움이 고통을 몰고 오니 세상 다 내 것인데 왜 그래 큰 소리치며 살다 가리라 내가 없어져도 이 세상에는 아무 것도 없어지지 않으니 두고 가도 걱정 없이 갈 수 있으리 비우고 버리고 내려놓지 말라 이 세상 모든 것을 가졌다 생각하라.

미발표 신작 2020.11.14

한세상살이

한세상살이 방우달(시인) 초고층 아파트에 살면서 불이 나면 어쩌나 늘 걱정하며 사는 사람 많지 않습니다. 하늘 나라에서 잘 먹고 잘 입고 잘 자고 행복을 누리며 잘 살고 있습니다. 오늘의 삶이 불안불안해도 잘 잊고 삽니다. 이 순간엔 이 순간의 삶을 잘 선택하고 저 순간엔 저 순간의 삶을 잘 펼치는 우리는 하루살이처럼 한세상살이입니다. 잘 잘 잘 .... 오늘도 정말로 잘 살아갑니다.

미발표 신작 2020.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