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바보 11

애막골 요람에서 무덤까지

애막골 요람에서 무덤까지/방우달(처세시인) 애막골 산책로 입구엔 유치원이 하나 있다. 숲속에 있는 고품격의 육아시설이다. 여기 다니는 아이들은 축복 받았다. 금은동흙수저 중 상위의 수저다. 부모 찬스를 받은 아이들이다. 점심 시간 전후 산책을 할 때면 예쁜 옷차림을 한 아이들이 영롱한 소리를 지르며 즐겁게 놀이하는 것을 본다. 귀엽고 아름답다. 한참 서서 구경하다 걷는다. 내가 어릴 때 시골에는 육아시설도 없었다. 초등(국민)학교는 무상 교육이었지만 그것도 힘들게 다닐 때였다. 애막골 산책길에 들어서면 낮에는 대부분 중장년 노인들이다. 주로 홀로 걷거나 2~3명이 다닌다. 지금까지 내가 만난 최고령자는 90세 노인들이었다. 대부분 산에 누워계시는 연세다. 요즘은 산에도 못 오고 납골당에 갇혀 있단다. 산..

화장실은 이 세상입니다

화장실은 이 세상입니다/방우달(처세시인) ㅡ 방우달의 중에서 문을 열 때의 마음과 문을 닫을 때의 마음이 같을 때 꽃처럼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문을 닫을 때의 고마움이 문을 열 때의 고마움보다 클 때 꽃보다 당신은 더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홀로 머물 때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 때 매향처럼 향기로운 사람입니다. 향기로운 사람은 머문자리를 다시 한번 돌아다 봅니다. 돌아다볼 때 머문자리는 늘 아름답습니다

앙코르 작품 2021.07.21

유사인간

유사인간/방우달(처세시인) * 방우달의 중에서 나는 이 세상에서 유통이 잘 되지 않을 뿐더러 세상을 잘 굴리지도 못하는 족속이다 더구나 유효기간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체 부끄럽게도 잘난 인간이라는 유사상표를 가슴에 버젓이 붙이고 이 세상에 끼어 있다 많고 많은 상품 중에는 잘 팔리는 상품과 잘 팔리지 않는 상품만이 있다고 이 세상 사람들이 말할 때 나는 가장 슬프다 잘 팔리지 않는 상품 중에도 좋은 상품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때 좀 위안이 되지만 사람들은 좋은 상품과 나쁜 상품이 있다고는 잘 말하지 않는다

앙코르 작품 2021.03.02

'천국이 있을까요?'

'천국이 있을까요?' 천국은 날아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천국은 날개가 있는 새도 비행기도 날아갈 수 없는 나라다 천국은 하나하나 계단을 밟고 천천히 오래 걸어서 오르는 나라다 천국에 연결된 계단은 착하고 파란 마음의 창에서 시작된다 천국가기 위해 결코 날개를 사려고 하지 말라 - 처세시인 방우달의 《아름다운 바보》 중에서 - "천국이 있을까요?'라고 묻는 사람에겐 천국이 없을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주위에서 천국이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습니다. 가보지 않아서 대답을 머뭇거렸지만 믿음의 문제는 질문이 아니라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천국 티켓은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티켓은 수단입니다. 믿음은 목적입니다. 어떤 수단을 가졌다고 천국에 닿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새해에는 더욱더 착하고 파란 마음으로..

앙코르 작품 2021.01.09

'이목구비가 뚜렷한 사람'

'이목구비가 뚜렷한 사람' 귀는 열려 있다 눈과 입은 열어둘 수도 있고 닫아둘 수도 있다 코는 늘 열려 있다 늘 열려 있는 것은 최대한 받아들이라는 뜻 열고 닫을 수 있는 것은 알맞게 받아들이고 뱉으라는 뜻 이목구비가 뚜렷한 사람은 흔치않는 미인! 제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이다 - 방우달의 《아름다운 바보》 중에서 - 얼굴 자체가 소중한 것은 귀, 눈, 입, 코가 있고 그 기능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듣기, 향기맡기, 숨쉬기는 많이 하고 보기, 먹기, 말하기는 가려서 알맞게 하는 것이 제 기능을 잘 발휘하는 것이며 진정으로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일 것입니다. 자나 깨나 이목구비를 잘 경영하는 사람이 잘 살아가는 삶이고 참다운 성공 인생입니다.

앙코르 작품 2020.06.01